15년이 지나도 익숙해지기 쉽지 않은 르완다의 결혼식 문화
르완다에서 결혼식이란?
처음 르완다에 왔을 때, 외식할 곳도 마땅치 않고 집에서 밥먹는 것도 빡빡했을 때,
결혼식에 초대받았을 때 내심 기뻤던 기억이 있다.
한국의 결혼식처럼 가면 맛난 것을 실컷 먹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첫 결혼식을 참석한 후 나는 다음 결혼식에 초대받으면 배가 고플때를 대비할 먹거리를 찾아야 했다.
우리나라 결혼식은 요즘 길어야 1시간? 1시간도 길다 하지 않나? 하지만 르완다 결혼식은 첫 번째 르완다 전통 결혼식부터 본 결혼식, 결혼식 뒷풀이 파티인 리셉션 이렇게 세 타임으로 나눌 수 있다.
요즘 한국도 리셉션까지 합쳐서 길어야 5시간~6시간이인데...
하지만 르완다는?
아침 10시부터 시작하면 보통 새벽 1시에 끝난다.
예전에는 길어서 전통혼례를 금요일에 본식과 리셉션을 토요일로 이틀을 잡기도 했는데, 요즘은 결혼비용이 너무 비싸져서 한 장소만 빌려 세 타임의 결혼식을 하루에 모두 끝내려고 하는 편이다.
이번년도부터 르완다 정부가 결혼식에 들어가는 비용에 세금을 매기면서 많은 신혼부부들이 부담을 느끼게 됐다. 결혼준비를 하는 친구도 “빚을 내서 하는 결혼식에 생각보다 많은 세금이 부담이 된다”고 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르완다 결혼식을 15년 넘게 보면서 느낀건 너무 과하다였다. 그래서 스몰웨딩이 대중화되는 한국이나 다른 나라를 보면서 르완다도 실리를 추구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 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지고 싶은 욕망이 사람에게 있다는 걸 간과했다. 데코레이션 기술도 높으지면서 사람들은 높은 지출에도 사람들은 빚까지 지면서도 멋진 결혼식에 자기의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르완다 청년들은 점점 결혼을 무서워하고 기피하게 되는 경향을 보이고 여자들은 화려하게 결혼식을 할 수 있는 능력있는(?) 남자를 찾게 되는 현실이 되어간다.
아무래도 SNS의 영향도 있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세상 화려한 결혼식이 조회수가 높으니까 ...
(SNS영향이 아프리카에서도 상당히 커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첫 번째 전통 결혼식은 ‘다우리’라고 부른다. 보통 결혼을 할 때 지참금을 남편이 아내에게 주는데, 그 때 남편이 아내 가족에게 지참금을 주고 결혼이 성사가 되면 다우리에서 가족들은 서로 맞은편에 앉아 내 딸을 보낼 수 없으니 어떻게 할거냐? 우리는 이걸 준비했으니 딸을 우리 집안으로 보내달라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진짜 소 대신 우유나 선물들을 보여준다.
시어머니 선물, 시아버지 선물 등등
하지만 요즘은 시댁뿐 아니라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며 선물을 준비하고 신랑측에서도 아내 친정을 위해 선물을 준비해준다.
다우리 때는 전통춤과 전통 노래가 주를 이뤄서 르완다의 진짜 결혼식면모를 볼 수 있다. 아직까지도 부모님이 안계신 경우가 많아서 (르완다 인종학살로 인해) 친척들이나 나를 길러준 어른들이 양 테이블에 앉아서 열띤 토론을 열고 , 전통옷을 입은 한 사회자가 노래부르면서 이 둘을 중재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키냐르완다를 모르면 이 시간만큼 지루한 때가 없지만 내용을 알면 르완다의 문화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사진설명 :마지막 키워주신 엄마에게 선물을 전하며 모녀가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어느 나라나 결혼식에서 엄마와 신부는 어쩔 수 없나보다)
아내를 보내주신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아내도 남편의 가족으로 가게 되는 결혼을 통해 가족들에게 인사하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이 시간이 끝나면 이제 본격적인 결혼식이 시작됨을 알리기도 한다.
<결혼식에는 어떤 화려한 옷이든 하얀색 옷이든 가장 예쁜 옷을 입는 것이 르완다 국룰이다. 그래도 신부가 가장 예쁜거 같긴하다. 우리 딸래미들과 르완다 친구들과 함께 전통옷을 입고 찍어봤다>
다우리에는 신랑과 신부, 가족들은 르완다 전통의상을 입다가 본식에서 드디어 웨딩드레스를 입는다.
가족들은 의상 그대로 가지만, 좀 돈 있는 사람들은 옷을 바꿔가며 패션스타일을 뽐내기도한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점심식사 !!!!
하루종일하는 결혼식이지만 식사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이때 먹지 못하면 저녁 12시까지 소다나 물, 케잌 이외에는 먹지못한다.
본식은 교회에서 하는 중요한 결혼식으로 엄숙하게 진행되고 무엇보다 결혼을 약속하고 서약하는 중요한 결혼식이다. 차로 교회에 이동하여 진행된다. 분명 초대장에는 2시였는데 2시에 정확히 시작하는 결혼식은 15년동안 1번밖에 없었다 ;;; ^^
그리고 가족과 함께 야외촬영하러 간다. 그 사이 사람들은 리셉션 장소로 향한다.
<서약의 순간>
리셉션에는 신랑신부도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결혼이 성사된 것을 축하하는 자리이다. 친구들이 주가 되고 친인척보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이 선물을 전달한다.
<신랑입장, 여기는 독특하게 트럼펫의 연주를 시작으로 신랑입장을 했다, 재밌는 것은 르완다는 본식에도 르완다 전통 노래를 틀고 신랑신부 입장과 퇴장을 한다>
특히 큰 케잌을 자르는 시간은 오늘의 마지막을 알리는 시간이다. 분명 6시에 시작하면 8시에 끝나야 하는데, 대부분 7시쯤 시작되어 9시가 넘어야 케잌을 자르고 선물까지 나누면 .....
12시는 되어야 끝난다.
하이라이트 !!!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손님들은 돌아갔어도, 신랑, 신부 그리고 가족들은 부부가 살 새로운 집을 방문하여 마지막으로 음식을 나누고 방까지 들어가는 걸 보고 헤어진다.
허니문이고 뭐고 내가 신랑신부라면 이틀은 못일어날 거 같다. ^^;;;
여러분은 이런 결혼식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지?
....... 개인적으로 난....................... 못할 거 같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