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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씀 Apr 17. 2024

클래시 오브 클랜

Clash of Clans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 



2014년 1월 아들이 군대 가면서 맡기고 간 게임. 아들의 부탁 때문에 관리하다가 어쩌다 보니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다. 2012년 8월 이 게임을 출시한 핀란드의 게임 제작사 '슈퍼셀'의 하루 수입은 515만 달러(약 7천억 원)라 한다. 거기에 나도 일조를 했다.


아들은 제대했으나 돌려줄 수 없었다. 그동안 현질한 것이 아깝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나의 일상이 게임에 침략당했기 때문이다. 2024년 10년이 지난 현재 레벨은 237, 마을회관은 16 레벨이다. 2016년 초에는 국내 랭킹 100위 안에 적도 있었다. 요즘은 스스로 랭킹을 내려서 스트레스 안 받고 게임을 한다. 나이 든 게이머라 클랜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과몰입하지 않기 위함이다.


사람들을 게임에 빠지게 하는 것은 그래픽이나 잔인한 폭력이 아니라, 게임에 숙달되면서 얻게 되는 통제력과 유능성의 느낌 때문이라고 한다. 내 마음대로 사람을 통제하면서 얻는 쾌감에 빠지는 것이다. 나는 크든 작든 모든 쾌감은 중독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쁨은 계속해서 기뻐하고 싶고, 슬픔은 계속해서 슬퍼하려 하는 것이다. 우리는 슬픔도 쾌감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눈물의 끝자락에 오는 시원함과 후련함은 쾌감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독성을 가진 쾌감이 반복되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중독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작은 기쁨이나 슬픔이 여러 번 계속되면 더 큰 기쁨이나 슬픔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슬픔보다는 기쁨에 중독되는 게 낫겠다. 실패보다는 성공에 중독되는 게 낫고. 그래서 작은 성공을 쌓아가라고 하는 것이다. 사소하고 달성하기 쉬운 일을 정해 날마다 성공을 경험하라는 것이다. 서서히 성공에 중독되도록.  




수평적 게임



심승현 작가의 '파페포포 투게더' 중에 이런 글이 있다. 


컴퓨터 게임은 소유하고, 차지하고, 죽여서 자신의 레벨을 올리는 게 목적이지만, 우리가 어릴 적 하던 놀이는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니었다. 달리기를 할 때는 키 큰 아이가 작은 아이보다 대여섯 걸음 뒤에서 시작했고, 구슬치기를 할 때는 구슬이 없는 아이에게 나누어 주거나 구슬을 다 잃은 아이에게 자기가 딴 구슬의 절반을 개평으로 돌려주고 다시 시작했다. 놀이를 하는 건 서로가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서다. 서로 다 같이 행복하고 즐거워지는 것, 그것이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이 아닐까? 


COC도 그런 게임이다. 방어게임이라면서 끊임없이 침략을 요구한다. 공격하는 자는 국가든 집단이든 개인이든, 자신을 공격하는 자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던가그들은 모두 자신을 방어하는 자로 본다고 한다모든 전쟁의 명분이 '평화'인 것처럼. 


성장판을 잡아당겨 위로 솟구친 요즘 사람들이 가엾다. 게임 레벨 올리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끌어내리는 힘으로 도약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엾다. 그러다 세월 지나 허전한 옆구리 때문에 허물어지는 그 쓰러짐이 안타깝다. 적어도 우리 때는 수직적이 아니라 수평적인 놀이를 했던 것 같다. 너른 들판을 치달리며 나무칼을 휘두르거나, 얼음 위를 뒹굴다 젖은 옷 말리다 태워 먹어도, 항상 옆에는 친구들이 있었다. 같이 있었다. 같이 혼나고 같이 칭찬받고 까르르 같이 웃고. 누구 보다가 아니라 모두 함께 도약을 꿈꾸던 그런 게임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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