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출만 하면 될 일과 열심히 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예전에는 모든 업무를 구분하지 않고 열심히 했는데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송승훈, 고성한, '교사 상담소' 중)
한 때,
직장에서 이런 말이 돈 적이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해선 안된다. 열심히 하는 것으론 안된다. 잘해야만 한다. 그것도 제대로 잘해야만 한다."
열심히밖에 할 줄 모르던 나에겐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잘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것인데, 물론 열심히 한다고 다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면 어쩌란 말인지 난감했습니다. 이제 갓 들어온 신입이 할 일은 '열심' 뿐이 아니던가요?
시간이 지나고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안 되는 일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을. 열심과 대충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못된 열심히 얼마나 큰 잘못이 되는지를. 그냥 제출만 하면 될 일을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으며 그저 열심히만 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사는 일도 같지 않을까요? 열심히만 산다고 잘 사는 건 아닐 겁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하지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로는 열심히 산 결과보다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가가 잘 사는 것의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그냥 제출만 하면 될 일은 제출만 하면 됩니다. 그래도 됩니다. 잘못되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한 번 두 번이지, 모든 것에 그렇게 할 순 없습니다.
돌아보면 우리는 <최선을 다하자!>라는 급훈을 보며 자랐던 것 같습니다. 입사해서 첫마디는 항상, <열심히 하겠습니다!>였고. 그러다 <열심히>라는 말 앞에 <꾹 참고>라는 말이 숨겨져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생각해 보면, 잘못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용감한 무식이 최악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