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것만 섬이 아니고
멈춰 선 것도 섬입니다.
섬에서는,
모든 것이 서 있는 까닭입니다.
세파 속,
세상의 바다를 떠다니는 섬들에서
하나같이 멈춤이 진행되고 있다 들었습니다.
진행하지 않는 삶은 삶이 아니고 섬이겠지요.
걷지 않는 사람도 사람이 아니고 섬일 것이고.
말하기를 멈추는 묵언도 섬의 일종일 것이고,
일상의 행보를 멈추는 우울도 섬이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그 아득한 심연으로 가라앉기를 멈추는 것도
다시 수면을 향하여 힘차게 떠오르는 것도
내가 섬이라야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다운그레이드를 중단하기로 결심하는 것도
업그레이드를 추종하기를 멈추는 것도
내가 섬이 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이제 꼿꼿하던 허리를 숙여,
주섬주섬 떨어진 섬들을 줍습니다.
그리하여 점점 섬에 다가섭니다.
* 몽블랑 마이스터스튁 146 르그란드 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