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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Soon Feb 29. 2024

#40 영어 스터디 스물한 번째 모임 후기

: 나에게 유익이 뭐야?

Successful people are always looking for opportunities to help others. Unsuccessful people are always asking, 'What's in it for me?'
- Brian Tracy -      
성공한 사람은 남을 도울 기회를 찾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유익만을 따진다.

❚지난 번 모임과 이번 모임의 공통점과 차이점

새해 들어 두 번째로 스터디 모임을 가졌다. 지난 번 모임에도 새로운 멤버가 다섯 분이나 오셨다. 서로 모임을 오게 된 배경이나 이유 등을 설명하고 본격적인 내용을 나누었다. 다들 흡족해 하는 표정을 보이셨다. 하지만 결국 그 중 누구도 이번 모임에 오시지 않았다. 마음이 서운하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서운했다. 그날 오신 분들이 등록부에 연락처를 적는 걸 살짝 꺼리시는 듯 하길래 구지 적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그래서 스터디가 끝나고도 어땠는 지 물어볼 방법도 없이 그렇게 일회성 방문으로 끝이 났다. 인연이 될 사이가 아니었겠지. 그렇게 애써 마음을 달랬다.    


이번 모임에도 새로운 분이 세 분이나 오셨다. 이번 모임에는 기존 멤버들이 많이 와주셔서 그 분들을 잘 맞이해주셨다. 그리고 그 세 분 모두 이미 우리가 읽고 있는 영어 원서책 <원더>를 다 구입해서 오셨다. 게다가 나보다 일찍 스터디 장소에 와계셨다. 스터디 시작에 앞서 각자 소개를 나누고 그저 늘 하던 대로 영어로 하다 우리말로 하다 솔직 담백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 둘러앉아 원서 책을 읽었다. 스터디가 끝나고 등록부에 연락처를 적는 것도 흔쾌히 해주셨다. 그래서 정식 멤버로 등록하셨고 다음 모임에도 오실 의향을 보이셨다.      


어른 대상 스터디를 운영하다보니 인연은 따로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딱히 지난 번 모임에 뭘 못 한 것도 이번 모임에 더 잘 한 것도 없다. 그저 그분들과 우리 모임이 인연이 닿은 모양이다.   

   

❚스터디 모임의 경향성과 미래에 대한 상상

일년 가량 스터디를 운영하면서 결국 멤버로 지속적 활동을 하시는 분들은 모두 가르치는 에 종사했거나 하는 사람들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물론 가끔 예외도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그렇다. 나처럼 교육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배움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다. 그게 비록 자신의 전공 분야는 아니라도 여가 시간에 기꺼이 영어 공부를 할 의지와 흥미를 가진 분들이 많다.      


이번 모임에 새로 오신 분 중 한 분은 퇴직하신 분이신데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셨다. 그 분을 보며 점차 노령화 되는 사회에 그 분처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움에 대한 욕구가 큰 분들을 대상으로 어쩌면 내가 더 해드릴 게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내가 박사 과정에서 전공한 성인 교육(Adult Eudcation)이 나의 미래를 위한 큰 나침반이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당시에는 아주 생소한 학문이라 신기하게 여겼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평생 교육원은 있지만 그걸 전공하는 학과는 없다. 하지만 미국은 노령화 되어 가는 인구, 특히 배움에 대한 의지가 있는 노령 인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더 많은 수요가 있을 거라는 걸 진작에 알았다. 얼떨결에 공부하게 된 분야이지만 어쩌면 나에게 참 필요했던 공부였을 지도 모른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며 늘 내 마음 한 켠에 그 배움을 어디에다 써먹을까 고민이 되었다. 딱히 현재 하고있는 교사직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할 여건도 되지 않아 다시 기존의 학교로 복직하며 늘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남들이 부러워 하는 일, 남이 알아 주는 일보다는 내가 좋아서 돈을 받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일, 내가 나이가 들어서도 하고 싶은 일, 그게 남에게 도움이 되기까지 하는 일. 그런 일에 내가 전문적 역량을 가지고 해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보다 더 나에게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1년간 스터디 운영이 나에게 준 긍정의 힘

그런 일 중 하나가 바로 이 스터디 운영이다. 지난 1년을 해냈으니 앞으로 또 1년을 더 해내면 될 테고 그리고 또 1년을 더 해낼 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사이 내 시간이 뺏기고 나의 열정 페이가 쓰이겠지만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에게 쌓이는 경험치는 결코 하찮은 것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게다가 매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 늘 함께 해주고 계시는 분들과 쌓아가는 정도 좋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나의 수고가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나 스스로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이번 모임 초반에 멤버들에게 왜 스터디를 꾸준히 오시는 지 여쭈었다. 한 회원은 그저 밥을 먹듯 스터디에 온다고 하셨다, 꾸준히 식사를 하며 건강을 유지하듯 스터디 참여는 자신에게 그런 의미라고 한다. 수영 레슨이 있는 시간이지만 스터디를 선택하셨다고 한다. 스터디 이후 일정이 빠듯해지더라도 스터디를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하시니 참 고마운 일이다.      


❚관계, 소통, 새로운 배움

새학기를 맞이하며 인구 절감의 시대를 눈으로 목격했다. 지난해 같은 학년 실을 쓰시던 분이 열 두분 이었는데 지난 주 학교 근무를 가니 책상 두개가 없어져 있었다. 한편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한다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제 낯설지도 않다. 하지만 결국 관계, 소통, 새로운 걸 배우는 능력에서 우수한 사람은 결국 빛을 본다고 한다.      


인구는 감소하지만 노령 인구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시대에 관계, 소통, 새로운 배움에 역량을 키우면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쩌면 더 많아 질 지도 모를 일이다. 박사 과정으로 성인 교육(Adult Education)을 공부한 것이 나의 미래를 위한 키워드라는 생각을 한다.     


5년간 미국 유학과 지난 3년의 귀국 적응 기간을 합하면 지난 8년은 내 안의 변화와 세상의 변화를 동시에 겪은 시간들이었다. 그 시간 삶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나만의 나침반을 찾으려 애를 썼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삶의 목적지를 향해 내가 매일 가야 할 방향을 알려 줄 네비게이션을 켜는 일 역시 쉽지 않았다. 지금 운영하는 이 스터디 모임은 나에게 관계, 소통,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역량을 키워주고 있다. 먼 훗날 내가 즐겨 하고 있을 일이 이 모임과 분명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든다.      


나의 유익을 따지기 보다 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반복하다 보면 어떤 의미에서든 성공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Successful people are always looking for opportunities to help others. Unsuccessful people are always asking, 'What's in it for me?‘

성공한 사람은 남을 도울 기회를 찾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유익만을 따진다.

- Brian Trac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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