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유상 May 09. 2021

이상한, 혹은 앞서간 음악

청중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음악들의 이야기

음악에는 옳고 그름도 없고  좋고  좋고도 없어야 한다고 믿는다. 음식처럼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거라서 ‘내가좋아하고 ‘내가싫어하는 것이 있을 뿐이지 음악 자체에 절대적 평가가 매겨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듣고 나서 우왕 이거 뭐야 하고 놀란 음악은 있다.


첫번째로 (표면적으로는) 괴이하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내에서 무려 금지곡까지 되었던 곡을 먼저 들어보자.   곡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https://youtu.be/SNdcFPjGsm8




넘버 9~ 넘버 9~ 비틀스가 활동 중 발표한 노래들 중 가장 긴 노래이기도 한 이 곡은 존 레넌이 주도하고 그의 여자 친구였던 오노 요코가 참여해서 만든 곡이라고 알려져 있다. 워낙 실험적인 곡이 많이 담겨있는 화이트 앨범의 곡들 중에서도 가장 실험적이고 특이한 곡이라고 볼 수 있다. 밤에 들으면 은근히 무섭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곡이 괴이하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상은 ‘혁명’이라는 단어가 매우 불편한 분들이 ‘Back in the U.S.S.R’ 등의 곡과 함께 특정 단어들에 반감을 갖고 금지시켰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여담이지만, 금지곡이 남발되던 어두운 시절엔 사이먼  가펑클의 아름다운 명곡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김세환, 송창식, 윤형주 세명의 세시봉 가수가 부른 것을 두고도  지금 세상을 험한 세상이라 부르려 하냐는 이유로 금지시켰던 적도 있다.


두 번째 쇼킹했던 노래는 우리나라 노래이다. 1990년대, ‘세기말적’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달고 별의별 문화들이 다 탄생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던 그 곡.


https://youtu.be/TMJlqxjqdHw




너무나도 훌륭한 연주력의 ‘멀쩡’한 악기들과 소리를 빽빽 지르는 보컬. 이 이상함으로 당시 삐삐밴드는 제법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물론 앨범엔 너무 이상하지 않고 들을만한 ‘안녕하세요’ 등의 곡도 있었다. 이 톡톡 튀는 밴드는 나중에 삐삐 롱 스타킹으로 바꾸고 나서 결국 사고를 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삐삐 롱 스타킹 손가락 욕 등을 검색해 보면 되겠다.



우리가 잘 알고 사랑하는 낭만주의 작곡가 쇼팽의 곡들 중에도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곡이 있다. 바로 그의 피아노 소나타 2번의 4악장인데, 매우 짧고 강렬한 곡이지만 듣고 나서 뭐였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https://youtu.be/OUXt2ihNFac



4악장만 떼어놓고 들어서는 뭔지 당최   없지만,  악장을  들어보고 나면 장송 행진곡이라  알려져 있는 절망적인 분위기의 잔혹하리만큼 아름다운 3악장 이후에 매우 적절한 곡의 마무리라는 느낌이 든다. 유튜브 댓글들을 보도 각자의 느낌들을 이야기하는데 인생의 허무함을 나타냈다는 의견부터 무덤가에 부는 바람이라는 .. 듣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있는 이런 훌륭한 곡을 남긴 쇼팽이 새삼스레 존경스럽다.


인상주의 작곡가로 널리 알려진 에릭 사티. 이런 곡을 남겼다.





 짧은 곡을 840 반복하라는 건데. 840.  곡을 성공적으로 완주하기 위해서는 침묵하며 움직임도 자제하며 준비하라는데,  곡을 의지를 갖고 840 반복한 사람들은 10시간에 가까운, 혹은 10시간이 훨씬 넘는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흡사 무슨 미지의 존재를 소환하는 주문 같기도 하지만 완주  다음에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참을성을 갖고 딱 한 번만 들어보도록 하자.


https://youtu.be/sKKxt4KacRo



 한번 무대에 올려진 적이 있는데,  케이지를 비롯한 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연이어 연주하여 18시간 이상 걸려 완주하였다고 한다. 곡이 끝났을 ,  6명의 청중만이 남아있었는데 그중  명이 “앙코르!” 크게 외쳤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역사에 남는 농담은 이렇게 끈기와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있나 보다.


마지막은 피아노를 이렇게 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며 마무리짓도록 하겠다.


https://youtu.be/WaIByDlFINk




작가의 이전글 우주의 음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