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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아연 Jul 16. 2024

이 짜장면은 누구의 작품인고?

신아연의 영혼 맛집 1007 / 나의 재판일지(12)


"그럼 이 짜장면을 피고 신아연이 단독으로 만들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십시오." 








내일 재판의 쟁점은 이것입니다. 물론 판사가 '짜장면'이라고 했을 리는 없고,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지요. 



즉, 아래 글을 100% 신아연 본인이 쓰지 않았다는 증거를 대라는 것입니다. 



함께 한 세미나나 회의 아이디어 말고, 구체적인 표현 어디가, 어느 부분이 신아연 글이 아니라 신아연이 다른 필자들 글 중에서 베껴 쓴 부분인지를 원고 씨알재단(이사장 김원호)이 밝혀내라는 판사의 요구입니다.  









왜냐하면 원고 씨알재단이 이 짜장면은 신아연 단독 저작물이 아니라며 소송을 걸었고, 그렇기에 신아연이 단독 출판해서는 안 되며, 재판부가 원고의 주장을 옳게 여겨 그렇게 결정을 했는데도 위반을 하고 신아연이 자기 맘대로 책을 내거나 매체에 글을 게재할 경우, 짬뽕, 볶음밥, 울면 만든 사람들에게 위반할 때마다 회당 5백 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달라는 것이 골자니까요.



여기에 더해, 신아연이 6월 30일까지 책을 내겠다고 '협박'한 카톡 메시지가 있다고 원고 씨알재단 사무국장이 핏대를 올렸기에, 판사가 그렇다면 그 내용도 내일 증거물로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그게 무슨 증거가 된다고. 6월 30일은 이미 지났고, 책을 내지 않았으면 그만인 거지. 6월 30일까지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들 안 죽였으면 그만 아닌가요. '출판협박죄'라는 게 따로 있다면 다음엔 그걸로 소송할테죠. 



천지분간 못하는 어린애 마냥 사무국장 이*희가 하도 우겨대니 딱한 마음에 판사가 그럼 그거라도 가져와 보라고 한 거겠지요. 



그리고 내가 내 글 갖고 출판하면 그만이지 제가 왜 재단을 협박하겠습니까. 재단측이 겁 먹고 그렇게 느꼈나 보죠. 



법정에서 이*희가 한다는 소리가 "피고 신아연은 언제든 책을 낼 수 있는 사람입니다. 밥 먹고 고시원 방구석에서 10년 넘게 글만 쓰는 사람인데 내일이라도 그걸 못하겠습니까. 출판사와 조율할 것도 없이 자비출판 해버리면 그만이라고요. 그러니 부디 법으로 막아주셔야 합니다." 였죠. 







© kimberlyfarmer, 출처 Unsplash





참 어이없는 소리입니다. 



"2백자 원고지 250매 분량의 글일 뿐입니다. 그 양으로 무슨 책이 됩니까. 책 한 권이 되려면 최소 700~800매는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책 안 냅니다." 



제가 판사에게 그렇게 말하자, 이*희가 또 "예전 문고판 도서처럼 얇게 내면 못 낼 것도 없는 분량입니다. 피고는 반드시 내고 말 것입니다 (반드시 바람을 피고 말 것입니다). 부디 출판하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부디 바람피지 못하게 해 주십시오)."라는 식으로 애원했습니다. 



나 원 참, 참 나 원, 원 참 나, 원 나 참! 



내가 안 내겠다는 데, 거꾸로 말하자면 내가 내겠다는 데 왜 씨알재단이 내 글 갖고 왈가왈부하냐는 거죠. 결국 내 글을 빼앗고 싶은 검은 속내를 모르는 건 아니지만 내 글이 무슨 불후의 명작이라도 된다고. 무엇보다 제게는 자비출판할 돈이 없어요.^^   



여하간 내일 씨알재단은 위의 제 글을 제가 전적으로 쓰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사무국장 이*희가 귀신이 되어 온대도 그 증거는 못 대죠. 왜냐하면 그 글은 100% 제가 쓴 거니까요.



*하여간 내일 법정에 또 가야한다는 자체는 여전히 부담스럽고 긴장됩니다.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월 26일, 첫 재판 때 정말 많은 분들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아울러 내일 재판할 판사를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재판관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재판하는 것이 사람을 위하여 할 것인지 여호와를 위하여 할 것인지를 잘 살피라. 너희가 재판할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심이니라. / 역대하19:6



*그리고 내일은 부득이 글을 쉬고, 18일 목요일에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내일은 제가 33년 전 호주로 이민을 떠난 날이기도 합니다. 잘 살아보겠다고 떠났던 이민길, 그러나 혼자 되어 눈물로 되돌아온 후 이렇게 법정에까지 서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인생은 예측불허로 인해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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