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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야 Sep 23. 2021

영어를 잘해야만 외국에서 일 할 수 있나요?

호주 이민 이야기

그렇다. 

나는 아침에 눈떠서 부터 자기 전까지 거의 하루종일 영어로 소통하고 있다. 특별한 일을 하는건 아니고 호주라는 지역에서 호주 사람들과 일하다 보니 그냥 영어를 쓸수 밖에 없는 일상에 살고 있다. 

(아침에 눈뜨면 남편 없고, 남편과는 저녁에 1시간정도 이야기 하는게 끝이다..)



2013년 처음 호주에 발 딛였을때는 영어라곤 

"Hi"

"Where are you from?"

"I'm from korea" 

정도였다면, 


2021년 9월말 지금

"Hi, How are you?"
정도라면 조금 늘었다 할 수 있으려나? 



학창시절 영어공부를 한게 끝이다. 학교 다닐때 영어를 잘한것도 아니다. 수능에서 4등급 받았으니 말 다했지. 어디서 주워들은 문법들을 끼워맞추고, 영단어는 중학 영단어 + 수능 영단어 정도가 내가 처음 호주에 왔을때의 영어수준이었다. 그 와중에 자신감은 거의 원어민 수준이었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너무 웃기다.


2017년 모닝턴비치




내가 영어를 가장 많이 늘었던 시점이 있다. 2013년 호주의 시골 of 시골 '브룸'이라는 곳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보냈을때다. 같이 일했던 대만 친구가 영어를 꽤나 잘했다. 그 친구와 하루에 5-6시간씩 붙어서 온갖 잡담은 하다보니, 3개원 뒤에 내가 그 친구의 말을 꽤나 따라 하고 있는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영어를 3-4년 정도 쉬다가..(한국에서 살면서 영어쓸일이 없었다) 2017년도에 다시 호주에 오면서 생존영어가 시작되었다. 이때는 학교를 들어가기위해서 3개월정도 어학원에서 영어공부를 하였는데, 처음 멜버른 버스안에서 안내방송이 하나도 안들렸는데 3개월 어학원을 다니고서야 들리기 시작했다. 워밍업이랄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붙기 시작하고 부터 대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영어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수업을 따라 갈 수 없을만큼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당시에 클래스에 한국인 친구가 없던것도 멘붕이었다. 그냥 그렇게 6개월을 멍하니 수업을 듣다보니 어느정도 수업이 들리기 시작했다. 딱 6개월이 걸렸다.


2018 년 타즈매니아 



영어도 언어이다보니 어떤 사람과 내가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나의 영어 스타일이 많이 달라지는것 같다. 학교를 다닐때는 내 영어가 굉장히 formal했다. 외국인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들이 많다보니 단어들이 쉽고 짧은 문장들을 많이 이용한 단순한 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지금 한국인 없이 호주인들과 사회생활을 한지 3년쯤 지나니 나의 영어는 매우 현지스럽게 변했다. 마치 내가 외국인인데 한국 유학가서 대학생들과 매일 어울려 다니며 신조어를 배우는것 처럼. 영어를 잘하는게 절대 아니다. 그냥 일상에서 쓰는 단어들이나 슬랭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사실 비교할 수 있는 영어가 없어서 이게 호주만 쓰는 슬랭인지는 잘 모르겠다. 

 heaps, Ta, g'day, bloody, sweet as...등등등  

물론 영어 발음은 매우 호주 스러움. 그리고 자꾸 뭘 줄이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barbie, fridie, brekkie, footy, defo등등.. 



원어민과 하루 거의 12시간을 붙어 일을 하고 있지만 영어는 늘지 않는다. 공부를 안해서 그런거 같다. 그리고 난 "까막눈"이다. 1년전쯤 비자 연장을 위해 영어 시험을 쳤을때 나의 영어 현 주소를 알 수 있었다. 영어 시험은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4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듣기, 말하기는 압도적으로 점수가 높으나 읽기는 아주 그냥 까막눈이었고, 쓰기는 이메일 쓰기 정도의 수준이었다. 



사실 영어보다 외국인들이랑 일하다 호주인들만 일하는곳에 들어왔을때 있었던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일하는데는 문제없지만 아주 깊은 대화는 하지 못하고 문화가 많이 차이가 났다. 예를들면 TV쇼 이야기(우리나라처럼 예능)와 연예인 이야기를 할때는 낄 수가 없었다. 정치 이야기도 물론, 과거 어렸을적 유행했던 이야기들.. 

하지만, 자신감만 있다면 누구든 영어를 나만큼은 할 수 있다! 이 까막눈 외국인도 현지인들과 잘 지내며 일하고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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