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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야 Sep 28. 2021

호주 사는 부부의 한 달 생활비?

아이 없는 30대 부부 생활비

이민을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가장 걱정하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이 생활비가 아닐까 한다. 여행과 살아가는 것에는 의외로 체감하는 물가가 다르게 느껴질 테니 말이다. 우리가 여행처럼 삼시세끼 사 먹는 것도 아니니깐..

그래서 오늘은 30대 맞벌이 부부의 생활비를 매우 적나라하게 까 볼까 한다. 매우 쓸데없느 돈 낭비가 많다는 점을 양해 바라며… (우리의 income도 딱히 높지 않다는 점도 양해 바라며…)



호주로 넘어오기 직전 나는 한국에서 친구와 조그마한 사업을 했다. 당연히 동업이었고, 긴 기간이었지만 어린 나이에 또래에 비해 많은 수입이 있었다. 그때 돈을 많이 모아놨으면 좋았겠지만, 경제관념 없던 20대 초중반에 나는 펑펑 쓰며 배부르게 살았다. 그런 삶을 때려치우고 결혼을 하고 호주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나는 한국에서의 삶과는 180도 다른 삶을 살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니 사업을 할 당시 잠깐 빼고 20대가 통틀어 가난뱅이였다. 지금도 매한가지지만…



유학 오기 전 나는 유학생의 삶은 매일 친구들과 놀고 파티하고, 추억을 쌓고 영어실력은 일취월장을 하며 나의 학벌도 세탁이 되는 아주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내가 유학생이 되어보니 완전 꿈이었다. 그들은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속은 거지다. (물론 부자들 빼고) 내가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는 대부분의 유학생은 그러하다. 겉만 멀쩡한 거지.

학교 , 아르바이트, 과제의 굴레에 다들 벗어나질 못한다.

아르바이트를 쉬면 될 거 아냐? 생활비가 쪼들린다. 한국에 SOS를 넣어야 하는데 이게 참 전화하기가 그렇다. 부모님이 걱정할게 뻔하니까. 해외 나오면 다들 효자 된다.



호주는 보통 1주 또는 2주 페이가 보편적이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한 번이 아닌 통상적으로 1주 또는 2주에 한 번씩 돈이 들어온다. 이게 장단점이 있는데, 돈이 주마다 들어오니 마음이 든든함과 동시에 돈을 더 막 쓰게 된다. 어차피 다음 주에 또 돈이 들어올 테니까 말이다. 하하.


학교를 마치고 Full time 일을 하게 되면서 좋은 점이라면 안정적인 나의 수입이다.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일을 적게 하던 많이 하던 꼬박꼬박 내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는 점이 매우 심리적으로 안정적이다. 그래서 월급의 마약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는 중이다.



아이 없는 2인 가정 매우 주관적인 지출 현황 (호주)


*** $는 모두 호주달러 AUD를 지칭하고 있음


집세 - $ 1720 (시티 1 베드룸 아파트 기준, 이것도 매년 오름)

휴대폰 요금 $80

교통비 $90 (기름값, 나는 회사 옆으로 이사와 버림)

식비 $600(외식을 많이 하는 달은 $1000 정도)

공과금 $200 (전기세, 물세, 인터넷)

취미활동 $300 (골프)




집세 : 현재 남편과 둘이서 시티에 있는 1 베드룸 아파트에 렌트하여 살고 있다. 일단 집값은 매년 오르고 있으며, 그냥 비싸다(멜버른은 코로나 때문에 싸졌다고 하던데 어차피 다시 오름) 하지만 집값은 셰어하우스에 들어가서 살면 아낄 수 있으며, 시티에서 멀리 떨어지고 외질 수록 싸고 컨디션이 좋아진다. 우리는 내 회사 옆으로 옮기면서 집값은 올라가고 편의성은 매우 높아짐.


휴대폰요금 : 예전에는 옵터스 프리페이스(선불)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텔스트라 행사 때 20G 전화 무제한 $39를 내면서 이용 중이다. 더 좋은 행사도 가끔 하는데 그냥 귀찮고 20G도 나에겐 매우 충분해서 그냥 쓴다. 남편은 다시 옵터스로 옮겼는데 가격도 같은데 왜 옮겼는지 모르겠다.



교통비 : 남편은 직업 특성상 차가 필요하고 이동하는 직업이라 기름값이 고정으로 든다. 10일에 $30 넣으니, 1 달이면 $90 고정으로 나간다. 나는 회사 옆으로 옮기면서 교통비 안 들고 걸어 다닌다. 회사 옆으로 집 옮기세요.. 너무 좋아요…



생활비 : 이건 우리가 얼마나 외식을 많이 하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이다. 나는 직업 특성상 도시락을 싸가지 않지만, 호주는 어딜 가나 도시락은 필수템이다. 그래서 우리 집의 식비는 거의 남편 식비와 우리의 외식비가 대부분이다.

호주에서 한번 외식하면 평균 $50 내외. 좀 괜찮은 데서 술도 한잔하면 $200-300도 거뜬히 넘는다. 한국 치킨 $30-35달러, 둘이서 짜장면 두 그릇, 탕수육 미니 시키면 $50.  

한식을 좋아해서 한식으로만 삼시세끼 먹으면, 식비가 조금 더 올라갈 수 있으나 크게 차이는 없는 것 같고, 빵과 우유 파스타는 싸다. 코로나 이후로 전체적인 식료품 가격이 올라갔다.


공과금 : 20G도 충분한 나이지만 우리 집에 한 달에 $100나 내고 와이파이가 깔려있는 이유는 남편 때문. 왜냐면 게임을 해야 하그 등 요(???) 이전까지 텔스트라 무제한 $89 사용했으나 새로 이사 온 아파트에는 아파트 라인 깔려있는 인터넷 사용해야 한 데서 $99.95달러 지출. 전기세, 핫 워터(가스) 비도 한 달 평균 $100 내외로 내고 있다.


그 외 (취미, 쇼핑) : 옷은 그다지 많이 사지 않는다. 한국에 있을 땐 계절별로 옷과 액세서리, 가방 등을 샀는데 호주에 살고부터는 패션 테러리스트가 되어가는 중.. 호주인들처럼 옷에 구멍 나도 입고 늘어나도 입고 그냥 입는다. 일단 작은 체구인 나에게 맞는 옷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 이기도 하고.


몇 달 전부터 골프를 치기 시작하면서 한 달에 $300 정도 골프 연습장비, 필드 비가 나가고 있다. 호주 골프 연습장은 공의 개수에 따라 비용이 매겨지며, 골프장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내가 가는 곳은 회원제로 공 105개에 $15 내고 치고 있다. 보통 평균 $20 내외 정도. 필드도 남편과 시간 맞으면 가끔 나가는데, 둘이서 치면 9홀 $40불 내외, 18홀 $60 내외로 칠 수 있다. (캐디 없음)


경조사비는 우리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 생일 (총 6명), 친척들 결혼식, 친한 친구 결혼식 정도만 부조금을 내고 있다. 그다지 크지 않아서 따로 모으진 않고, 생일은 30만 원씩, 결혼식은 20만 원씩으로 굳혔다.


여행은 그때그때 다르지만, 보통 10일에서 2주 정도가고, 보통 우리는 캠핑한다. 여행에서는 돈개념없이 그때그때 하고싶은것 먹고싶은것 다 한다. 최근 여행에서는 10일 로드트립 했는데, $2000 썼다. 한국가면 3주 평균$5000정도 쓰는듯하다.




2013 처음 호주 왔을  남편과 크게 싸운 적이 있다.  이유는 $3짜리 베이컨을 사느냐 마느냐로한창 돈이 없을 때라 이것저것 삔또 상하는 일이 많기도 했지만, $3달러짜리 대용량 베이컨을 사지 말라는 남편이 매우 야속했다.  먹고살려고 하는 건데 나에게 $3 쓰지 못하겠느냐고. 정말 유치하고 치사한 싸움의 연속이었다.  방세를  돈이 없어서 매일 없는  계산기 두드리며 아껴 쓰고 아껴 썼다. 그때 최고의 외식은 $5 짜리 서브웨이였다.

지금은 차고 있고, 과일도 사 먹는다. 그때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발전한 삶을 살고 있다. 아직 멀었지만.. (나도 내 집을 사고 싶다. 이사에 지쳤다)


이렇게 우리의 고정지출 적고 보니 장난 아니게 쓰고 있다는 걸 느낀다. 왜 내가 돈을 버는데도 돈이 없는지 알 것 같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다시 모든 것들이 원상 복귀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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