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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뒤셀도르퍼 Aug 03. 2020

Day 6

2 Weeks Project

누군가와 월경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불안한 심리 상태나 통증이 있다는 것을 밝힐 수 없어 둘러대기 바빴다.


가끔 들려오는 선입견도, 편견도 나를 억누르는 힘으로 작용했다.

나는 정말 그 날이기에 신경이 곤두섰지만

우스갯소리처럼 사무실에 퍼지는 그 말에는 당사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한국을 떠나 독일에 와서도 이 성향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작은 집을 공유하는 룸메이트와는 공유해야 하는 문제임을

차츰 느끼고 있었다. 

한 달, 두 달이 지나자 그녀와 나는 비슷한 시기를 공유하게 되었다.

나의 날이 시작된 며칠 뒤에는 그녀의 날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14일의 절충 시기가 생겼다.

한 달 중의 절반은 서로를 이해해야만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쉽지 않았다.

개방적이고 거리낌 없는 사람과 언제나 꼭꼭 숨기는 사람의 불안한 평온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녀는 자주 혼란스러웠고

나는 자주 답답했다.


끝없이 내려앉는 감정과 요란한 행동 사이의 충돌.

같은 공간에 머물렀지만, 비슷한 시기를 공유하지만

반응은 너무나도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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