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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아재의 좌충우돌 콜로라도 생활적응기

3화. 미국에서의 의식주(衣食住) – 식(食), 콜로라도에서한국식자재

살기 위해 먹는 것일까? 먹기 위해 사는 것일까? 오래전부터 철학자들도 이러한 명제로 자신들의 생각을 많이 서술하였었다. 아재 같은 경우에는 먹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보기 위해서, 일신(一身)을 보전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라 생각하고 있긴 한데, 이런 철학적이면서 심도 있는 사고를 해보려 꺼낸 말이 아니라, 먹는 것도 삶의 중요한 일부 중 하나이기에 한국에서 여기 미국(정확히는 콜로라도)에 와서 식문화에 적응하는 썰을 풀어본다.

 

우선,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아재에게 먹는다는 것은 배고픔만 잊게 해 주면 되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에 따른 행위라 딱히 맛을 추구한다거나 음식의 질을 따지는 미식가는 아님을 미리 밝혀둔다.

 

한국의 친구, 동기들과 연락을 하면서 가장 많이 묻는 질문(또는 가볍게 던지는 안부인사)으로 “야 거기 먹고살만하나?”란 얘기를 많이 듣고 있고, 아재의 결혼생활(인종과 나라, 문화,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이 한 지붕 밑에서 살을 부대끼며 사는 중)을 처음으로 접한 사람들로부터는 “밥은 머 먹고 다녀요?”란 질문을 가장 많이 듣는 것 같다.

 

우선 첫 번째 질문에는 여러 가지 내포된 의미가 많아 대충 “먹고살만하다”라는 답변으로 퉁 쳐버리는데, 질문 속에 ‘가족들은 잘 있냐’, ‘직장은 잘 댕기나’, ‘별일 없나’ 등등 많은 질문이 포괄적으로 내포되어 있기에 이런 대답을 하는 것이다. 단순히 ‘먹고살만하냐’는 것에만 집중해보자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니 먹을 게 있고, 또 그렇게 먹고살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두 번째 질문이 이번 주제와 비슷한 맥락인데, 아무래도 아내가 여기 출신이다 보니 한국에서도 아내 입맛에 따라먹게 된 것은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이미 아재 세대(80년 대생들)의 입맛이 어느 정도 서구화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 음식이 맞지 않다거나, 굳이 매 끼니때마다 국과 밥, 반찬이 있어야 한 끼 제대로 먹었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원래부터가 뜨거운 밥과 국을 즐기지 않아 늘 식혀서 먹었고, 국은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 먹었는데, 단체생활(대학생활, 생도생활, 군생활)을 하게 되면서 국과는 인연을 다한 것 같다. 또, 한국인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제1의 반찬인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입맛이 정통’ 한국인’은 아닌 아재라 미국인인 아내가 해주는 집밥(!)에 크게 불편함은 한 번도 없었다.(미국인이라고 흙을 퍼먹고 사는 것은 아니기에)

그래도 30여 년을 ‘쌀’에 의지해 살아온 아재의 위장이기에 일주일에 두 번씩(주로 수요일 저녁과 주말 한 끼)은 쌀을 ‘위() 속으로 넣어줘야 위()도 좋아하는 것 같긴 하다.

이미 한국에서 결혼생활을 5년 넘게 하면서 아내도 알게 모르게 한국 입맛이 있고, 아재도 그렇게 연식이 오래되지는 않아(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서구화된 입맛이라 둘이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중이다.ㅎㅎ

 

다만, 한국에서는 아내가 원하는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코스트코(Costco)에 생돈을 주고 멤바쉽(!)을 끊고 커클랜드 제품을 산다거나, 대형마트(E마트, 홈플러스 등)의 인터내셔널 코너에서 수입 식자재를 주로 사 와서 먹었다면, 여기 콜로라도 와서는 아재가 원하는 식재료를 찾아 M마트나 H마트, 퍼시픽 오션마트(태평양 마트) 등을 찾는 것이 뒤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물 건너온 식자재는 아무래도 현지 식자재보다는 비싼 게 현실이라 80~90% 정도의 식자재는 현지 제품을, 나머지 10~20%는 고향의 식자재를 구비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식품창고(팬트리, Pantry)나 냉장고를 탈탈 털어 연병장(!)에 ‘좌우로 해쳐 모여’ 해서 나열시켜보면 한국식 자재는 ‘김’, ‘짜장분말’,‘다시다’,‘박카스’,‘냉면’,‘삼계탕 재료’,‘번데기’ 등만 한국 제품이고 나머진 다 여기 제품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재의 활동범위(직장과 집 부근) 안에서 한식 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국적인(미국에서) 기업인 H마트와 여기 콜로라도 로컬 상점인 M마트, 그리고 태평양 마트(Pacific Ocean Market)인데 H마트와 태평양 마트는 한국 마트라기보다는 아시안마트급이라 중국, 동남아, 일본 등에서 먹는 식자재와 각종 생활용품도 구비되어 있고, 규모도 현지 마트(킹 슈퍼, 월마트 슈퍼)와 견주어 비슷한 매장 크기를 갖추고 있다면, M마트는 대부분의 식자재가 한국 제품에 매장 분위기도 한국의 슈퍼 같은(농협 하나로마트) 곳이라 아재에게는 조금 더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세 곳 다 퇴근 후 집으로 오는 길에 다 들릴 수 있는 곳이라서, 주로 전단지를 미리 보고 어떤 제품이 세일을 하는지 봐 두었다가 퇴근길에 얼마 안 되는 지인들 사무실이나 업체를 들려 인사를 나누는 김에 마트를 들리곤 하는 중이다.

먼저, 태평양 마트에서는 주로 수산물(냉동, 생물)과 쌀 등을 구입하는데, 여기는 중국, 동남아 제품이 주축으로 되어있어 살 것이 없더라고 가끔 가서 구경하는 재미도 느끼고 있다. 생물을 보관하는 수족관이 크게 자리하고 있어, 살아있는 물고기, 갑각류, 두족류 등을 구경하러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도 하고, 마트 외관이 아시아적인 풍경(지붕 기와에 매장 입구 앞에는 사자 동상 등)이라 콜로라도에서 동양풍을 느껴볼 만하다. 단, 가격표가 제대로 붙어 있지 않아 ‘도대체 이게 얼마야??’란 생각이 자주 드는 게 있다.

매장 안에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지의 생활용품도 구할 수 있으니 참고 바란다.

최근에는 옆에 한인이 하는 돈가스 전문점도 생겼다고 하니 한번 가보는 것도 어떨지 모르겠다.

H마트에서는 세 곳 중 가장 큰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아재의 활동범위 외 다른 지역에도 분점이 있고, 미국 곳곳에 있는 기업형 마트로 알고 있다. 여기서는 미국 현지 기업으로 짐작되는 한국 제품 생산업체서 나오는 브랜드‘초립 둥이’ 제품과 매주 할인되는 제품군 중에서 필요한 것을 골라 구입하는데, 자체 홈페이지도 있으니(MyHmart.com) 전단지나 무료 배부되는 지역신문광고가 아니더라도 매주 세일을 확인해볼 수 있다. 그리고 전단지에는 나오지 않지만 ‘Manager choice’라 해서 할인가를 붙여놓은 것도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찾을 수 있다. 특히 여기 H마트는 구입금액의 얼마를 적립해주는 멤버십(무료)이 있으니 계산할 때는 꼭 H마트 적립카드를 잊지 않고 스캔하는 게 중요할 수 있을 것이다. 적립금이 얼마 이상이 되면 할인쿠폰 등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는데, 아재는 지난 4년 동안 모은 적립 포인트가 2000 정도라 아직 해당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니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정확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세 곳 중 아재가 가장 많이(식자재 구입만을 놓고 본다면) 들리는 곳은 미도파(M) 마트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여긴 온전히 대부분의 제품이 한국산이라 여기는 한국에서 장보는 기분이 든다. 이곳에서도 주로 매주 발행되는 전단지를 보고 할인 제품을 주로 타깃으로 삼아 구입하는데, 여기선 다른 두 곳보다 일본의 ‘낫토’가 항시(지난 4년 동안 느낀 바로는) 1+1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어 자주 구입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한국에서 최대한 머물며 한국 여행을 즐기며 일본도 한번 갔었다. 그때 머무는 숙박업체서 아침식사 때마다 나왔던 게 ‘낫토’였는데, 아재 가족들 모두 맛있게 먹어서 지금까지 사 먹고 있는 중이다.

또 여기서 주로 구매하는 것이 한국인의 피로회복제 ‘박카스’인데, 미국 생산되는 에너지 드링크에는 카페인 함량이 많아, 일부러 아직까지 에너지 드링크는 수입산인 ‘박카스’를 구입해 항시 직장에, 집에 한 박스를 재어놓고, 그날의 피로는 그날에 풀려고 하는 중이다.

차에도 넣고 다니며 지인들 사업체를 방문 때마다, 혹은 지인들 만날 때마다 하나씩 드리며, ‘박카스 아재’로 살아가기도 하는 중이다. 동아제약에서 아재를 좋아할지 모르겠다.

다시 마트 얘기로 돌아와, 여기 M마트는 한국에서 건너온 제품만 놓고 보자면 다른 두 곳보다 저렴하게 가격 책정이 되어 있는 것 같으니, 한국산 제품을 찾는 이들이라면 가볼 만할 것이다.

 

이렇게 한국식 식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상기 서술한 3곳의 마트를 이용했다면, 대부분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식자재를 구하는 곳은 월마트와 세이프웨이, 킹 슈퍼에서 주로 구하는데, 대부분 자체 브랜드 상품이 일반 브랜드의 할인가보다는 저렴하여 월마트의 Greatvalue, 세이프웨이의 Goodchoice, 킹 슈퍼의 Kroger 제품을 사는 중이다. 한국에서는 COSTCO를 사용했었는데 오히려 여기 미국 와서부터는 코스트로를 가지 않는 웃긴 상황이 되기도 했다.

아는 분들 이야기로는 코스트코에도 한국 제품이 꽤나 구비되어 있고, 한식 재료로 쓸만한 식자재가 많다고 하니 코스트코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현지 미국 마트에서도 한국의 농심 제품 라면과 만두, 고추장 등 소스를 구할 수 있으니, 아시안마트가 주변에 없다면 현지 마트에서 구석구석 잘 찾아보면 한국식 자재를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상으로 콜로라도에서 한국식자재를 찾을 수 있는 곳을 대략적으로 살펴보았는데, 철저한 개인적으로 느낀 점이기에 편집 의도와 무관함을 알려드리며, 매주 발행되는 지역신문 ‘콜로라도 타임스’의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두 곳(H마트, M마트)의 마트 전단을 볼 수 있으니, 많은 이용 부탁드리며, M마트와 H마트 두 곳은 특히 한인사회에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협찬 및 후원을 하니 애용해 주는 것은 어떨까 한다. 특히 M마트에서는 지난해에 아재가 일하는 직장의 경찰들에게 컵밥을 돌려 그때 당시 가끔 지나치는 경찰들이 아재의 Toolbox에 붙여진 태극기를 보고 한국 컵밥 먹어봤다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기도 한 것이 기억으로 남는다.

 

두 곳 다 사업의 번창과 관계자, 직원들분들의 가정의 안녕과 건강을 이 자리를 빌려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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