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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 Apr 02. 2022

소녀의 여름은 어떻게 지나갈까?

[영화]무스탕: 랄리의 여름(2015)


흑해 연안에 위치한 터키 이네볼루를 배경으로 자유롭고 길들여지지 않은 다섯 소녀가 한바탕 여름을 겪는다.  부모를 잃고 할머니와 삼촌의 보호 아래 다섯 자매는 자신들을 억압하는 집이 답답할 뿐이다. 사랑이 진행중인 첫째 소냐, 묵묵한 성격의 둘째 델마, 감수성 넘치는 셋째 에체, 순종적인 넷째 누르, 고집스럽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막내 랄리. 이들 자매는 늘 함께한다. 






자매들은 어느 날 좋아하는 선생님이 전근을 가게 되자 울적해진 랄리를 달래기 위해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남자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한다. 하지만 이게 마을 사람들의 구설에 오르게 된다. 물놀이를 한게 그렇게 잘못했단 말인가? 그 후 소녀들은 외출 금지를 당하고 집안에 갇힌 채 할머니로부터 신부수업을 받는다. 그리고 이게 왠 날벼락인가, 갑작스러운 맞선이 시작되며 하나 둘 씩 결혼을 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다복한 다섯 자매는 서로 이별하게 되는걸까? 






영화는 보수적인 신앙과 가족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다섯 자매의 일상과 탈주를 다룬다. 여성은 정숙하고 온순해야 한다는 폭력적 신념하에 소녀들에게는 순결검사, 신부수업, 결혼이 강요된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은 담장 밖을 갈망하게 하지만 보수적인 가족들 때문에 벽은 점점 높아지고 창에 쇠창살이 쳐지는 등 집은 감옥이 되어버린다.






영화는 독립적이고 현대적인 막내 랄리의 시선에서 언니들과 어른들의 세계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정제되지 않은 채 어수선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꽤나 비밀스럽고 신비롭다. 랄리는 사람이나 사물을 빤히 응시한다. 랄리의 눈빛 속에는 장난스러움과 고집스러움이 함께 보인다. 소녀의 눈빛을 보고 있으면, 큰 일을 치룰 것 같다는 예상도 하게 된다. 



이슬람 교리에 따라 여성에게 보수적인 사회상에 맞춰, 여성들에게는 관람의 기회조차 허용되지 않던 축구 경기이지만, 소녀들은 집을 몰래 빠져나가 응원의 열기 속에서 욕망의 해방하기도 한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자유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은 담장 밖을 갈망하게 하지만 벽은 점점 높아지고 창에 쇠창살이 쳐지는 등 집은 더 빈틈없는 철옹성이 되어간다. 




영화는 독립적이고 현대적인 막내 랄리의 시선에서 언니들과 어른들의 세계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정제되지 않은 채 어수선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꽤나 비밀스럽고 신비롭다. 


영화는 재치있고 과감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후반부로 가며 진지한 성장 드라마로 바뀐다. 영화 내내 공감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영화에 집중 할 수 있게 만드는 신비로운 힘도 있다. 서사는 이슬람의 보수적 전통을 지키려는 기성세대와 이에 반발하는 어린 여성들의 작은 반란이 충돌을 일으키며 진행된다.


영화는 독립적이고 현대적인 막내 랄리의 시선에서 언니들과 어른들의 세계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정제되지 않은 채 어수선하게 보일 때도 있지만 호기심 어려있고 꽤나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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