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2 : 대혼돈의 멀티버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의 두 번째 편인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했다. 닥터 스트레인지' 2편의 부제 '대혼돈의 멀티버스'(In The Multiverse of Madness)는 이전 마블 영화들과 다른 길을 갈 것이란 것을 예고한 것인지 모른다. MCU 첫 호러 장르를 내세운 닥터 스트레인지의 속편은 B급 컬트 호러의 대가 샘 레이미 감독의 손길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영화였다.
다만, 대중들의 기대감이 높았던 것일까? 개봉 후 별점은 예상 별점보다도 무자비하게 내려갔으며, 대중들의 평가도 실망적이었다. 분명 샘 레이미 감독의 호러 연출은 신선했으나 마블과 결합되기에는 아쉬움이 굉장히 컸다.
대중들이 마블에게 갖고 있는 영화적 이미지와 샘 레이미가 추구하는 호러 연출의 괴리가 상당히 크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신선했으나, 대중들의 평은 기존 마블 영화보다도 훨씬 호러영화 같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마블 엔드게임 이전까지는 권선징악이 쉽게 구별 되었 었는데, 스파이더맨 이후 멀티버스가 개방되며,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적들이 도대체 누구인지..?라는 필터링을 걸쳐야 한다. 각 히어로들의 가치관이 다르기에 내용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흩어진다.
이렇기에 각 히어로들이 뭉칠 이유도 굳이 없다고 느껴진다. 따라서. 코믹스 속 히어로들의 매력이 영화의 한정된 러닝타임에서 구현되기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한다.
내가 마블 영화를 좋아했던 이유는 이전 시리즈를 잘 몰라도 극장에 가면 영화를 충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빌런은 누구고, 저 사람을 물리치면 영화의 쾌감이 느껴질 것이라 당연히 예측이 가능했는데, 이젠 그 조차 어려워지는것 같다. 마블 세계관이 커지다 보니 미리 공부를 해야 영화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란 부담감도 형성된다.
이번 영화에서 멀티버스 세계관의 부연 설명이 친절히 잘 되어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영화 내용들을 빌드업하고, 영화를 보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를 봐야 하는 듯한 구도가 고착되어가는 거 같아서 많이 아쉽다.
* 그래도 호러와 마블 시리즈의 교집합을 보고 싶다면 분명히 신선함을 느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