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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릭 Mar 09. 2022

유년기의 엄마를 만난다면?

[영화] 쁘띠마망(2021) 리뷰


Q: 영화를 매개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들에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셀린 시아마:

 특정한 메시지보다도,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는 마음의 동요가 일었으면 한다. 영화가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던 욕망의 실체를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거다. 사랑하고자 하는 욕망, 알고자 하는 욕망, 실험하고자 하는 욕망 .  개인에게 내재된 욕망의 모습은 다양하다. 관객들이 캐릭터들의 여정에 함께 함으로써 각자가 갖고 있던 욕망을 자연스레 마주하길 바란다.


 지난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셀린 시아마 감독이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따뜻하고 섬세한 그의 상상력이 저마다의 어린 시절을,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는 가족의 얼굴을 떠올리게 만든다.




 죽은 할머니를 애도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신비와 조우하게 되는 주인공 리(조세핀 산스). 급작스러운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내면이 어둠으로 잠식할  있지만, 셀린 시아마 감독은  마음을 세심하고 따뜻하게 영화라는 캔버스에 나타내고자 한다.





 줄거리


 영화는 부모님과 함께 외할머니의 양로원과 시골집을 차례로 방문하는 넬리(조세핀 산스) 조용한 며칠을 그린다. 8 소녀의 눈에 할머니는 더 이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고, 엄마의 눈빛과 표정은 자주 슬퍼 보인다.



 

외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던 엄마 마리옹(니나 뫼리즈)이 어느 아침 갑자기 떠나버린다. 넬리에게 마리옹은 수수께끼의 존재다. 항상 다정한 엄마지만 언제나 말이 없고 어두운 표정을 하고 있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슬픔에 젖어있다는 것은 알지만, 엄마 마리옹은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는다.   없는 마리옹의 표정 뒤에 숨겨진 감정이 무엇인지 넬리는 궁금해하고,  그런 그녀를 위로해주고 싶어 한다.






 넬리는 어느 날 숲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또래를 만나게 된다. 그 아이의 이름 역시 마리옹. 자신과 어딘가 많이 닮은 그 아이가 어린 시절 엄마임을 넬리는 곧바로 깨닫는다. 그리고 넬리와 어린 마리옹은 자연스럽게 친구가 된다.



영화 <쁘띠 마망> 판타지적 요소를 영화의 주축이 되는 설정으로 가져오면서도 시간 여행을 가능하게  어떤 특별한 장치를 묘사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 넬리와 어린 마리옹이 만나게 되는 계기는 숲 속을 산책하다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이런 영화적 묘사에는 서로의 두려움을 말하고 위로하는 일에 어떤 특별한 계기나 마법 같은 순간은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이들은 그 공간에서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하지 못했던, 마음에 담아둔 말들을 나눈다. 이 대화는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대화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 뒤에 생겨난 상실의 빈자리를 메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 빈자리를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시공간 속에서 생겨난 특별한 감정으로 채우길 시도한다.























"다음번은 없어." 할머니 집의 물건 정리가 끝난  이제 이곳을 떠나자는 아빠에게 넬리는 어린 마리옹과 하룻밤을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함께할  있는 마지막 시간에 넬리는 어린 마리옹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두려움을 털어놓는다.

"엄마는 자주 우울해. 사는  별로인가 봐, "가끔 나 때문인 것 같아." 넬리의 말에 

어린 마리옹은 " 때문에 슬픈  아냐" "  슬프게 하지 않았어"라고 위로한다.







이들은 그 공간에서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를 잠시 내려놓고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하지 못했던, 마음에 담아둔 말들을 나눈다. 이 대화는 두 사람 사이의 내밀한 대화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죽음 뒤에 생겨난 상실의 빈자리를 메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영화는 그 빈자리를 현실이 아닌 또 다른 시공간 속에서 생겨난 특별한 감정으로 채우길 시도한다.



영화는 마리옹이 떠난 동안 넬리가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지만, 한편으론 현재의 마리옹이 겪는 감정의 파장을 이야기한다. 넬리가 마리옹의 부재, 할머니의 죽음과 이별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고 있듯, 말없이 어딘가로 떠난 마리옹 역시 넬리와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를 견디고 있는 중일 것이다. 넬리는 이제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몸은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들을 하나로 이어지게 한다.




주위로 숲과 강이 둘러쳐진 외딴집, <쁘띠 마망>은 단조 롭고 따뜻한 공간 위에서 오로지 영화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놀라운 연결의 순간을 꾸린다. 기억과 상상, 애도와 염원이 부드럽게 뒤섞여 8살 소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만 같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잇는 이 용감한 모험담은 애착과 유대에 관해 정확히 교감하고 있으며 그 형식으로서 초현실의 경계를 감쪽같이 지운 채 시공간을 넘나 든다. 요컨대 <쁘띠 마망>은 집의 과거와 현재를 반복해서 보여주며, 환상적인 응시를 형성한다. 단정한 손길로 기적을 조율해내는 감독의 마술은 어느새 관객 각자의 상실감과 경험을 위로한다.














 


 






 


 

 


 


















 


 






























 


 



 


 









 


 













"다음번은 없어." 할머니 집의 물건 정리가 끝난 뒤 이제 이곳을 떠나자는 아빠에게 넬리는 어린 마리옹과 하룻밤을 더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에 넬리는 어린 마리옹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두려움을 털어놓는다. "엄마는 자주 우울해. 사는 게 별로인가 봐" "가끔 나 때문인 것 같아." 넬리의 말에 어린 마리옹은 "너 때문에 슬픈 건 아냐" "넌 날 슬프게 하지 않았어"라고 위로한다.


















영화는 마리옹이 떠난 동안 넬리가 겪는 일들을 그리고 있지만, 한편으론 현재의 마리옹이 겪는 감정의 파장을 이야기한다. 넬리가 마리옹의 부재, 할머니의 죽음과 이별로 인해 상실감을 느끼고 있듯, 말없이 어딘가로 떠난 마리옹 역시 넬리와 돌아가신 엄마의 빈자리를 견디고 있는 중일 것이다. 넬리는 이제 그런 엄마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몸은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이들을 하나로 이어지게 한다.




 주위로 숲과 강이 둘러쳐진 외딴집, <쁘띠 마망>은 단조롭다시피 한 유한한 공간 위에서 오로지 영화만이 가능한 방식으로 놀라운 연결의 순간을 꾸린다. 기억과 상상, 애도와 염원이 부드럽게 뒤섞여 8살 소녀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만 같다.




 할머니와 엄마, 그리고 우리를 하나로 잇는 이 용감한 모험담은 애착과 유대에 관해 정확히 교감하고 있으며 그 형식으로서 초현실의 경계를 감쪽같이 지운 채 공간과 시제를 넘나 든다.




 요컨대 <쁘띠 마망>은 집의 과거와 현재를 반복해서 보여주며, 환상적인 응시를 형성한다. 단정한 손길로 기적을 조율해내는 감독의 마술은 어느새 관객 각자의 사적인 경험마저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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