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3배 높은 적자에도 2위와 점유율 차이 벌려
최근 실적발표를 한 쿠팡이 지난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뉴욕 증시에 상장된 주가도 곤두박질을 쳤다. 다만 적자와 함께 매출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업계에서는 쿠팡의 지난해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1위인 쿠팡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기도 했다.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하는 아마존식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적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순손실 15억달러로 '역대 최대'
8일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시장 1위 기업인 쿠팡이 지난해 15억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폭은 커졌지만 대규모 매출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184억637만달러(약 22조2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지난 2일 실적발표 자료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4% 성장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이다.
문제는 적자다. 쿠팡이 높은 매출과 함께 15억4259만달러(약 1조8600억원)의 순손실도 함께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는 전년 순손실 4억6316만달러(약 5600억원)의 약 3.3배 규모다.
쿠팡의 적자에 뉴욕거래소에 상장된 쿠팡의 주가는 4일(현지 시간) 장중 16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부 회복세를 보이며 21.1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전날 종가인 25.47달러보다 17.16% 급락한 수치다. 현재 쿠팡의 주가는 19.72달러로 더 하락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영업손실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쿠팡이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5조원 이상 자본확충을 했지만 연간 자본 지출 비용이 7000억원이 넘고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5000억 가까이 마이너스인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부채비율이 400%인 상황이 그리 안정적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지적했다.
◇쿠팡 점유율 증가세…"후발주자 점유율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다만 최근 쿠팡이 적자를 줄이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매출 증가로 인한 점유율 상승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유료 회원제인 '와우멤버십' 요금을 월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다. 또 주문부터 배송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해 손실을 낮추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수익 모델로 3자물류(3PL) 시장 진출도 진행 중이다.
무엇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은 독보적인 점유율 증가를 보이고 있다. 1위 기업의 성장폭이 후발주자보다 크다는 것이다.
박종대 연구원은 "쿠팡의 시장점유율이 20% 언저리까지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2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21년 약 16조5000억원으로 정체상태"라며 "1~2 위 격차가 10%p 이상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의 시장점유율은 9%로 오히려 하락했다.
대기업 유통계열사의 이커머스 서비스인 롯데쇼핑의 '롯데몰', 이미트의 'SSG닷컴', GS리테일의 'GS프레시' 등도 투자대비 성과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롯데쇼핑, 이마트, GS 리테일의 온라인 사업은 성과 없이 돈만 쓰고 있다"며 "이들 업체들의 온라인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 플랫폼 사업은 점유율 경쟁에서 승리를 하면 성공을 하는 '승자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쿠팡의 전략이 어느 정도는 먹히고 있다는 의미다.
박 연구원은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본기사: http://www.sbiz.news/news/articleView.html?idxno=21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