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대표의 안정적 재무관리
쿠팡, 컬리, SSG닷컴 등 수많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들이 당일배송·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모두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시장 독점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치킨 레이스는 이들 기업의 재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안정적 재무관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둔 셈이다. 그럼에도 성장이 느린 것은 아니다. 지난해 1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유니콘기업이 됐다.
◇흑자 비결은 CFO 대표이사의 안정적 재무 관리
오아시스마켓은 2011년 농수산물 협동조합이었던 우리생활협동조합 경영진이 주축으로 설립한 우리네트웍스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으로 신선식품을 판매했다.
오아시스마켓이 새벽배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현재는 40여개의 직영점을 포함한 60여곳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온라인몰을 통한 이커머스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오아시스의 흑자 경영이 가능한 비결로는 안정적인 재무관리가 꼽힌다. 쿠팡이나 컬리처럼 눈덩이를 굴리듯 급하게 규모를 키우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온 것이다.
오아시스의 대표이사는 최고경영자(CEO)가 아닌 최고재무관리자(CFO)다. 2018년 오아시스에 합류한 안준형 CFO를 대표로 내세워 손실을 줄이고 합리적인 성장을 가능케 한 것이다.
안준형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에 합격해 2012년까지 한영회계법인에서 회계사로 근무했다. 2012~2014년 스타트업 파이텍에서 CFO로 활동했으며 2015~2017년 지이테크 싱가포르에서 한국재무총괄을 담당했다.
외국계 회사와 국내 스타트업을 거친 그는 오아시스마켓에 대한 사업 비전과 발전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2018년 오아시스마켓과 지어소프트에 합류하게 됐다.
안 사장은 오아시스마켓이 초심을 잃지 않고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편리하게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안 사장은 오아시스마켓의 성공 배경 중 하나로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IT 기술력을 꼽기도 했다. 모기업이 IT 기술 기업이다 보니 최신 유통 기술을 빠르게 도입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한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어소프트는 재고, 수요 예측, 배송추적 시스템 등 첨단 리테일 테크를 오아시스마켓에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아시스마켓의 새벽배송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운영된다.
◇10년째 영업이익…올해 IPO 준비
오아시스마켓은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고도 고품질 유기농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성장했다. 2016년 40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은 지난해 3570억원을 기록하며 약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50% 증가해 일 평균 2만5000건에 달했다. 취급 상품수 증가로 객단가도 전년 대비 10% 늘었다.
10년째 영업 이익 흑자도 유지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7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100억원 대비 40% 이상 감소했지만 이는 신규 매장 증가와 물류시설 확충 등으로 인한 것이다.
실제 누적회원수는 전년대비 66% 증가한 95만명으로 올해도 오아시스마켓의 영업이익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기업공개(IPO)를 앞둔 쿠팡의 적자폭이 확대되는 것과 비교되는 점이다.
올해 오아시스마켓은 홈앤쇼핑에서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1조2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주당 가치는 지난해 10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투자 유치로 인정받은 가치와 동일하다.
지난해 10월 오아시스마켓은 두 증권사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 때 1조1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유니콘기업에 등극했다. 오아시스마켓의 총 투자금액은 1026억원이다. 모기업 지어소프트의 투자금액을 합치면 1226억원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IPO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