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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종대 Nov 17. 2022

수수께끼 그것이 알고 싶다 4

수수께끼에는 속임수가 있다

수수께끼에는 속임수가 있다


뇌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불러내어 사용한다. 수수께끼 놀이는 이러한 뇌의 작용에 혼란을 일으켜 오답을 유도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 수수께끼 놀이를 처음 접했을 때였다. 이웃집 친구가 나에게 수수께끼 문제를 냈다. 

 “감은 감인데 먹을 수 없는 감은?”

 감은 감인데 먹을 수 없는 감이라’ 머릿속에서 땡감(떫은 감)이 바로 떠올랐다. 

 “땡감!”이라고 자신 있게 답했다. 

 “땡!” 땡감이 떫기는 하지는 직접 먹어 본 적이 있었기에 동의가 되었다. 먹을 수 없는 감이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썩은 감’ 말고는 없었다. 

 “썩은 감!”

 “땡!” 땡감이 답이 아니라면 썩은 감 말고는 정답이 있을 수 없는데 틀렸다고 하니 약이 올라 따졌다. 

 “니 썩은 감 먹을 수 있나, 못 먹는 감은 썩은 감이 맞잖아?”

 “아니다!” 친구는 단호했다.

 “그럼 정답이 뭔데?” 

 “정답은 영감!” 

 “뭐 영감, 그기 무슨 감이고 사람이지” 

 “영감에 ‘감’이 들어 있잖아”, ‘감’이 들어 있다는 말에 반박할 수 없었지만 뭔가 속임수에 당한 것 같아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어른이 되어 강의에서 수수께끼와 난센스 퀴즈를 내는 사람이 되었다. ‘상식이 아니라 엉뚱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유의점을 미리 말하고 문제를 내었다. 

 “키가 가장 큰 동물은?” 

 “기린!” 자동으로 나오는 대답이다. ‘상식적인 것이 답이 아니라 엉뚱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재차 알려 주었다. 

 “코끼리! 고래!” 등 상식적인 틀에서 계속 대답을 계속한다. 답이 안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알려 주어야 한다.

 “정답은 오리입니다” 순간, 사람들은 오리가 왜 키가 가장 큰 동물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 이유를 설명해주면 그제야 “아하!”하면서 웃음이 터진다. 가장 키가 큰 동물이 왜 오리일까? 도움말은 ‘거리’이다.     


뇌의 혼란을 유도하여 엉뚱한 대답을 유도하는 특화된 퀴즈가 있다. 지금은 활동이 뜸 하지만 한때 인기가 많았던 MC 김승현 씨가 유행시킨 ‘착각 퀴즈’이다. 많이 알려진 퀴즈 하나를 소개하면 

“컨닝을 다섯 번 외치세요?”

“컨닝! 컨닝! 컨닝! 컨닝! 컨닝!”

“미국 초대 대통령 이름은?”

“링컨!” 자동적으로 나온다.

“정답은 조지 워싱턴입니다!”

왜 링컨이라는 말이 자동적으로 나왔을까? 앞서 외쳤던 ‘컨닝’이라는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앞서 수수께끼는 뇌의 작용에 혼란을 일으켜 오답을 유도하는 속임수 놀이라고 했다. 위와 같이 왜 오답이 나오는 것일까? 간장과 콜라 예를 들어 보겠다. 엄마가 간장을 콜라병에 넣고 아이들에게 주의를 준다. “이 속에 들어있는 것은 콜라가 아니고 간장이다. 절대 마시면 안 된다. 알았제?”, “응! 알았어” 아이들도 분명 알았다고 대답을 했다. 엄마는 간장이 든 콜라병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며칠이 지나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목이 말랐다. 냉장고 문을 여니 콜라가 보였다. 아무 생각 없이 뚜껑을 열고 마셨다. 콜라 맛이 이상해서 내뿜었다. 그제야 생각이 난다. ‘아 얼마 전에 엄마가 간장을 넣어 놓았지!’, 이처럼 뇌는 콜라병 때문에 습관적으로 콜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수수께끼에서 속임수의 과정을 그럴싸하게 네 단계로 정리하면 함정(陷穽)→ 오류(誤謬)→ 혼란(混亂)→ 오답(誤答)이다. 오답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은 빨리 맞혀야 한다는 퀴즈의 속성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속임수의 원리가 전화사기에 적용되고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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