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지 Jan 11. 2024

미지의 인터뷰_뮤지션 유호(1/3)

뮤지션 "유호"의 색깔과 취향

 유호 언니는 대학생 시절, "사유하는 모임"이라는 이름의 독서모임으로 만났어요. 제가 금방 복학하느라 부산을 떠나버리는 바람에 그때는 함께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죠. 그렇게 짧은 시간 보았지만 유호 언니는 늘 제 속에서.. 유호 언니였어요. "유호"만의 색을 가진 사람. 고유한 사람.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많이 경험한 사람. 멋진 언니.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문화예술 기획에 집중하며, 내가 아는 유일한 뮤지션인 언니를 불러냈습니다. 봉래산 숲 속에서 노래하는 언니의 옆모습은 반짝반짝 빛났어요.


 인터뷰 질문 준비를 위해 언니의 블로그를 쭈욱 읽어내렸습니다. 자연스럽게 휘갈겨 쓴 일기장 같은 일상을 즐겁게 보다가도 때때로 울컥하게 됐어요. 내겐 항상 멋진 사람인 언니도, 이렇게나 애쓰고 있고, 잘 안 되면 눈물을 흘린다는 게 슬프면서도 다행스러웠습니다.


언제나 저의 무모한 기획에 선뜻 응해줘서 고마워요. 좋아하는 사람을 대하는 데 서툴러서, 언니 앞에선 늘 뚝딱거리곤 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양해를 구해요. 유호 님의 팬이거든요. 




유호   (녹음 어플) 이렇게 사람 많은 데서도 써본 적 있어?



미지   음 근데 저번에도 카페에서 했는데 생각보다 잘 인식하더라고요.



유호   하긴 근데 J도 스벅에서 써봤다는데 생각보다 괜찮다더라.



미지   맞아요. 예전에는 이런 것도 없이 막 했었는데. (웃음)



유호   생으로 했어?!



미지   예전에 엄마 인터뷰할 때 우리는 이런 거 쓸 생각을 못했어요.. 이렇게 좋은 게 있었는데. (웃음)


*기획단체0에서 미지는 엄마인터뷰집 제작에 참여했습니다.


아무튼! 오늘 어떠신가요? 기대가 되나요?



유호   네. 일단 설레고



미지   진짜요?  다른 분들은 보통 좀 긴장하시거나, 도대체 무슨 질문을 할까? 그러셨는데.



유호   아 그래? 나는 그냥 즐거운 시간이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왔어.



미지    저도 언제 하지 하다가… 제가 최근에 취업을 했잖아요. 되게 만족스럽거든요.생각했던 거보다 더 재밌게 하고 있어요. 저도 대본 작업에도 좀 참여를 하게 돼서 그것도 재미있고. 그리고 대표님이 원래 하던 거 살려서 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다 해보라고 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일이 재밌긴 한데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제 생활이 좀 정형화되는 느낌? 9 to 6..  물론 우리 회사는 조금 자유로운 편이긴 한데 그래도 패턴이 맨날 똑같아졌죠. 그전에는 물론 불안정하긴 했지만 맨날 새로운 일이 있고 그랬는데 이젠 그게 아니니까. 그래서 조금 잘못하면 직장인이라는 게 돈은 벌지만 인간적인 성장을 멈출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유호   아 자발적으로 기획을 하고 이렇게 하지 않는 이상은..



미지   사실 그 회사에 관련된 일만 계속하고 퇴근하고 그냥 별거 안 하고 그러면.



유호   퇴근하면 쉬어야 되고 하니까.



미지   그러고 싶지는 않은 거예요. 그래도 내가 예술적인 걸 좋아하고, 사이드 프로젝트 하는 거 좋아하고 하니까, '계속 뭔가를 해야겠다. 그런 거의 일환으로 언니를 만나야겠다.' 는 생각을 했어요.(웃음) 내가 아는 예술가니까. 그래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유호   그래서 이 시점이었군요. 



미지   네 그렇습니다. 언제 하지 언제 하지 이렇게 미루다가 아 그냥 하자! 했죠. 전에 희타님 인터뷰할 때도 너무 많은, 좋은 에너지랑 영감을 많이 얻었거든요. 


그러면, 좀 가벼운 질문으로 시작해 볼게요. 언니의 요즘 제일 보통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유호   10월에는 공연과 전시를 하면서 매주 바쁘게 지내다가, 이제는 새로운 노래가 필요한 때라 은둔 생활 하면서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뭐랄까, 요즘은 작업을 관성 처럼 하게 돼서 그걸 뜨겁게 집중해서 해내는 느낌을 잃어버린 것 같은 거야. 그래서 완전 은둔까지는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집 밖을 덜 나가고 있어요.



미지  그러면 몇 시쯤에 일어나서 뭘 하고~ 이런 건 있어요?



유호   그걸 지금 잡는 중이에요. 아직 완전히 루틴화는 안 돼서 해야 되는 것들을 그날 안에만 끝내는 중이에요.



미지   오늘의 목표 같은 걸 정해놓고 하시나요?



유호   그건 한 주 시작할 때 대충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아요.



미지   작업은 어떤가요. 잘 돼가시나요?



유호   늘 하는 것처럼 하고 있어요. 근데 그 생활을 유지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원래 집에서 균형을 잡기 힘들어하는 사람이라 무조건 밖에 나가서 작업하는 스타일인데, 갑자기 집에서만 하려다 보니까. 그런 생활의 중심을 잡는 법을 익히고 있는 중입니다.



미지   확실히 집에만 있으면 잡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저도 방학 때나 백수일 때 그랬어요.



유호   그쵸 그쵸.



미지   그러면…  언니는 ‘유호’라는 활동명을 쓰시잖아요. 예전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한데, 그 뜻이 뭔가요?



유호   사실 뜻은 없긴 해요. 유정이라는 이름이 흔하니까 뒤에 뭘 붙여야지- 하다가 ‘호’ 자가 갑자기 떠올랐어요. ‘유호’가 잘 붙더라고요. 그 이름이 예술하는 방향성에 있어서 자유롭고 중성적이고 경계가 없는, 내 색깔이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호로 짓게 되었던 것 같아요.



미지   확실히 약간 중성적인 느낌이 있는 이름인 것 같아요.



유호   맞아 맞아.



미지   그러면 ‘유호’는 영어인 거예요? 아니면 혹시 의미가 있는 한자가 있는 건가요?



유호   내가 호랑이를 좋아해서 ‘범 호’ 이런 것도 찾아보고 (웃음)



미지   아 찾아봤구나.



유호   맞아. 의미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 찾아봤는데. 솔직하게 아직은 딱 의미를 정하진 않았어요.



미지   생각보다 이렇게 딱 정해진 의미 없이 닉네임을 붙이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유호   그렇구나. 역시 탁 정해지는 순간이 있나 봐.



미지   그니까요. 신기한 것 같아요.



유호   그냥 마음에 든다가 아니라, ‘이거야!’



미지   신기하다. 저는 어감 자체보다는 딱 한자에 의미를 두고 붙인 이름이거든요.



유호   맞네.



미지   이런 활동명 쓰는 분들 얘기 들어 보는 거 재밌어요.


그럼 이름 얘기하면서 살짝 말해주셨는데, 내가 생각하는 아티스트 유호의 색깔은 뭔가요?



유호   광범위한 질문이구만.


아직 많이 진한 단계는 아니지만, 선한 데에 가치를 두고, 그렇지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면 어쨌든 투쟁이 필요하잖아? 그런 것에 있어 좀 거리낌 없이, 나아갈 길을 용감하게 개척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유호라는 정체성이. 그래서 그 안에 어린아이도 있고 전사도 있고, 이런 다양한 색이 있을 것 같아요.



미지   멋있다. 뭔가 약간 니체.. 언니 니체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유호   맞아. 니체 좋아해.



미지   그 생각이 많이 났어요. 니체가 인간 정신의 최종 단계는 어린아이라고 했잖아요.



유호   맞아 맞아



미지   그런 느낌인가..!


그러면 언니를 유호라고 부르는 사람도 좀 있어요?



유호   이제는 좀 늘어났어요.



미지   나를 유호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고 유정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잖아요. 혹시 약간 차이가 있는지?



유호   있죠? 



미지   그런 거나, 내가 느끼는 유정이랑 유호는 같은 사람인지 차이가 있는지 그런 게 궁금해요. 



유호   한 사람인데 차이가 분명히 있다고 느껴져요. 유정은 저의 휴식처예요. 유호라는 역할을 다 끝내고 돌아올 수 있는 곳. 계속 예술적이고 창의적이면 그 에너지는 기쁘지만 사실 쉬는 건 아니잖아요. 편안한 상태라고 하기는..



미지   에너지가 더 필요한?



유호   내 성향상 앞에 나서고, 남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게 사실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단 말이죠. 그래서 다시 평범하게 대중들 사이로 숨는 순간이 꼭 필요해요. 이번에 느꼈는데 10월에 바쁘게 지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니까, 동네에만 있으니까 너무 좋은 거야.



미지   유호에서 유정으로 돌아온 느낌?



유호   맞아요. 그냥 추레하게 껴입고 나가서 장 보고 산책하고 이렇게 지내는데 ‘아, 진짜 편안하다.’ 이런 기분이 들었어요.



미지    좀 더 밖에 보이는 사람이 유호인 건가요?



유호   그렇죠. 예술적인 활동을 하고 남들 앞에 나서는 입장이 유호인 거죠. 하지만 둘 다 필요한 것 같아요. 유호가 없으면 또 얘(유정)가 힘들어해요.



미지   아 그래요?



유호   분출이 안 되니까.



미지   그렇구나.

그럼 언니는 유정이라고 불리는 게 좋은가요, 유호라고 불리는 게 좋은가요?



유호   솔직히 요즘은 유호라는 이름이 더 나 같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유정은 사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잖아요. 내 색깔이 엄청 담겨있는 느낌은 아니거든요.



미지   저 완전 뭔지 알 것 같아요.



유호   뭔지 알겠지. 성인이 된 후에 스스로 정체성을 찾고 거기에 이름을 붙였기 때문에 유호가 더 나 자신을 관통한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유호로 불리는 게 더 좋아요. 분명 유정만의 애틋함이 있다고 느끼지만,  요즘은 유호.



미지   이거 신기하다, 재밌다. 내가 생각한 질문이지만 재밌는 것 같아요.



유호   나도. 이 질문 흥미롭군요.



미지   그쵸. 이렇게 이름과 활동명을 다르게 쓰는 사람이 주변에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유호   맞아 맞아



미지   저도 미지라는 이름으로 사회에서 불리는 거는 되게 편한 느낌이에요. 그러니까 저도 보여지는 게 미지였으면 좋겠어서.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고 아이디어가 있고, 이런저런 걸 많이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불려지는 게 좋아요. 좋은데, 그래서 나를 민정이라고 불러주는 사람들이 더 특별해요.



유호    아~ 점점 적어지니까



미지   진짜 나를 아는 사람들이니까? 저는 그렇거든요.



유호   맞아. 특별한 것 같긴 해.



미지   미지라고 불리는 일이 작년부터 진짜 많아졌으니까. 근데 그런 와중에도 언니는 나를 민정아라고 부르는 거예요. 항상 민정아라고.



유호   아 그렇구나.



미지   그래서 뭔가 좋았어.



유호   의식 안 하고 그냥 불렀는데



미지   저는 그랬답니다. (수줍)


그리고, 제가 꼭 물어보고 싶었던 건데, 언니가 지금은 또 이렇게 편한 옷을 입고 있지만 약간 히피나 집시 스타일을 좋아하잖아요? 그런 물건이나 옷을 고를 때, ’아 이게 나한테 어울리겠다 ‘는 생각하고 사시는지? 그리고 그런 취향은 언제부터 만들어진 건지 궁금해요.



유호   일단은 그렇죠. 이 물건이 예쁘다를 넘어서 이거 내 거다, ‘유호스럽다’가 내 속의 기준이 되죠.



미지   그 기준은 언제 만들어진 거예요?



유호   음, 나한테 어울리는 것을 알게 된 시점이 한 20대 중반쯤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명확한 히피 스타일은 아니었고요. 그러다가 이제 한 28..?부터 본격적으로 발굴했죠. 내 정체성과 옷이 맞아떨어지면서 더 확실하게 고르는 기준이 생겼죠.



미지   저는 그게 너무 신기한 거예요. 나는 내가 아직 뭘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고 옷도 진짜 다 달라요. 스타일이 다 다르고 이때는 이거 입었다가. 이때는 이거 입었다가. 그래서 나도 뭔가 스타일이 확실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도대체 그런 건 언제 생기는 거지? 그런 고민을 했어요. 취향이 확실한 사람들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유호   나는 한 번 꽂히는 경험이 있었어. 6,70년대 히피에 꽂히면서 요가도 좋아하게 됐고. 그냥 그 시절 문화 자체에 꽂혔어. 어느 정도였냐면 ‘내가 이때를 살았어야 됐는데! 왜 지금 태어났지?’ (웃음) 할 정도로 그 시절에 매료가 됐지.



미지   그게 언제쯤인가요?



유호   한 2018년, 19년 때였던 것 같은데, 특정 시절에 꽂히니까 거기서 파생이 되어서 취향이 만들어진 거지. 


내가 종종 가는 어떤 카페 사장님이 스타일이 진짜 확실한 분이 계셔. 수염 있고 누가 봐도 색깔이 너무 짙은 사람이야. 내가 사장님한테 물어봤어. 사장님은 꽂혀 있는 시대가 있냐. 그러니까 있으시대.



미지   우와 신기하다.



유호   이제 그 시대가 생기면 유행을 따를 필요가 업… 따르지 않는 거지. 왜냐면 나는 이쪽 사람이니까. (웃음) 근데 나도 유행을 보면은, 뭐 새로운 거, 뉴진스 보면 너무 예쁘다 하거든. 근데 내 게 아니란 걸 알아. 아님 내 색깔을 더해서 쓰거나.



미지   그게 너무 부러워요. 저에게도 그런 시기가 올까요?



유호   누구나 오지 않을까? 계속 찾는다면



미지   그런 시점이 있었군요.



유호   맞아요.



미지  그리고 그것도 궁금했어요. 저런 옷은 어디서 구하는 걸까? (웃음) 자주 질문받으시지 않나요?



유호   한두 번 질문받아 보긴 했어요.



미지   그런 쇼핑몰이 있나요?



유호   초반에는 엄청 디깅 했어요. 보헤미안 뭐시기 이러면서 인스타 디깅도 하고 해외 사이트도 몇 군데 찾아봤어요. 그런 데서 주문을 하죠. 서울에도 많진 않지만 그런 스타일을 취급하는 샵이 있더라고요.



미지   신기해요. 또 언니 블로그 보면서… 아 저 오늘의 인터뷰를 위해서 한 1년간의 언니 글을 다 읽었거든요.



유호   진짜? 대박. 



미지   그 전시 때 썼던 패브릭도 어디 사러 가셨더라고요.



유호   맞아요 맞아요



미지   저런 건 어디서 파는 거지.? 궁금했어요.



유호   광안리에 발리 소품을 파는 천을 파는 데가 따로 있더라고? 그래서 그때 가서 사게 됐어.



미지  신기하구먼. 다 있구만.



유호   찾으면 다 있더라고요.



미지   근데 그런 가게 하는 사람도 멋있는 것 같아요.



유호   진짜 딱 그것만 취급하는.



미지   아, 생각난게 있는 데 일본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지가 가마쿠라거든요.도쿄에서 1시간 하면 갈 수 있는 데 바다 마을에 기차가 다니고, 그런 특유의 감성이 있는 곳이거든요. 거기에 상점 거리가 있는데 어떤 가게가 고양이 소품 가게인 거예요. 모든 게 고양이예요. 고양이 필통, 고양이 지갑, 고양이 그림, 고양이 엽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막 현관에서 나오고.



유호   진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미지   고양이용 모자 같은 것도 있었어요. 너무 좋은 거예요. 나 늙으면 이런 가게 하고 싶다, 이랬어요. 어떻게 이렇게 세계 각국에서 고양이 소품만 다 모아서 팔 생각을 했지.



유호   울음소리가 대박이다. 그냥 그 자체잖아?



미지   거기 되게 재밌었어요. 아무튼 그래서.. 이제 좀 생각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나의 것을 찾고 싶다rh. 내년의 목표로 삼아야겠어요.



유호   민정이는 취향을 찾으면 되게 두드러질 것 같아. 왜냐면 지금도 대중적인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잖아.



미지   그런가요? 



유호   (웃음) 되물어 보는 거야? 내가 느끼기에는 그래. 책방에 책을 골라 놓은 걸 봐도. 사람들이 좀 특이하다고 얘기 안 해? 큐레이팅하는 거 봐도 뭔가 뻔하지 않잖아.



미지   그건 약간 일부러… 원래 장사를 하려면 차별성이라는 걸 둬야.. (웃음)



유호   근데 나도 유호라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 일부러 독특한 걸 더 모으다 보니까 나온 거잖아. 그래서 그것도 어쨌든 너의 색깔이라고 생각합니다.



미지   그럴 수도 있겠군요.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그러면, 이것도 되게 궁금한 건데 언니가 되게 최근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잖아요.



유호   맞아요.



미지   주변에 모태 신앙이 아닌 분은 잘 없어서, 어떻게 해서 갑자기 믿게 됐는지 궁금했어요. 



유호   일단은 J가 크리스천인데, 내가 힘들 때 영접 기도를 해줬어요. 그렇게 만나면서 믿음이 생겼고 그 이후로 교회를 다니고 있어요.



미지   신기하다. 그전에는 무신론자였어요? 아니면



유호   아니요. 신은 믿었어요. 근데 엄청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진 않았어요. 근데 그냥 계시는구나,라고 느끼고 살았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도 힘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미지   그래서 되게 갑자기 교회를 다니게 됐는데 어떠신가요?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유호   저를 제일 잘 아는 친구가 “정말 잘 됐다, 유정아. 너한테 너무 좋은 일인 것 같아.”라고 얘기를 해줬어요. 근데 그 말대로 좋아요. 뭐가 좋냐면, 개인적인 얘긴데 저는 가족과 사이가 나쁘진 않지만 의지를 할 수 있는 관계는 아니에요. 그래서 해소되지 않는 외로움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완전한 존재인 신에게 편안히 의지할 수 있다는 게 큰 안정감을 줘요. 노래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주고 싶은데 내가 불안정하면 구멍이 날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신을 믿음으로써 튼튼해진 거죠.


그리고 사실 명상으로 혼자 단련할 때는 교회처럼 함께 주기적으로 모이지 않으니까 그 마음을 다잡는 게 좀 힘들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많은 사람이 모여서 주마다 ‘한 주를 이 에너지로 잘 살아봐요.’라고 하니까 기운을 정말 많이 받고 가요. 한 주를 살아내는데.



미지   되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네요. 



유호   가볍게 들어갔으나, 꽤 많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미지의 인터뷰_작가 이희타(3/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