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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로 Sep 08. 2023

럭셔리버스를 탄 인생


운전을 할 때 보통 반반의 비율로 라디오와 유튜브뮤직을 듣는다. 


오늘은 최화정의 파워타임을 듣고 있는데 노래 <럭셔리버스>가 나왔다. 


여러 번 들어봐서 제목과 멜로디는 알고 있었지만 가수와 가사에 대해선 잘 몰랐다. 


오늘은 모처럼 여유가 있는 날이어서 그랬는지 마음이 열린 상태여서 가사에도 집중하게 되었다. 




찌는 듯한 어느 여름 남인도에서
내가 애써 예약해 놓은 멋진 럭셔리 버스
하지만 그곳에 갔을 때 내가 만난 건
사람 염소 닭이 같이 타는 낡아빠진 시골버스
나의 황당한 표정 화가 난 모습 뒤로
어느 인도 할머니는 돈이 없어 내려야 했어
누군가에게 실망스런 일이
누군가에게 럭셔리 함
...(후략)...


원모어찬스 - 럭셔리버스 中




상황과 행복은 상대적이라는, 그러니 지금 나의 처지가 별로인 것 같아도 누군가에겐 내 자리가 꿈꾸는 자리일 수 있다는 내용의 가사. 


인간은 자신보다 못 한 사람, 자신보다 불행한 사람을 보며 연민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행과 우월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연민이라는 결과 값에는 상대적 비교라는 입력값이 필수조건이다. 




그래, 내가 쟤보단 낫지. 




잔인하게 느껴질지라도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고려시대부터든 조선시대부터든- 아주 오랫동안 우리 곁에 있어온 걸 보면. 


겉으로 티 내지는 않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그러하지 않을까. 




근데 그게 나쁜 건가? 


사람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에 대해서도 모르는 부분이 있는데 하물며 타인은. 


물론 이러한 부분을 숨기지 못하고 여과 없이 드러내게 되면 마찰과 갈등이 생기기 때문에 사람은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


겉으로든, 아니면 약간 정도이든 진심으로 공감을 하며 상대방이 상처받지 않고 힘이 날 수 있도록 한다. 


그것이 인간이 문명을 이룩하며 살아온 전략이 아닐까. 


드러난 부분에서의 공감과 협력, –비록 순도 100%는 아닐지라도- 그리고 무의식 속 심연의 어느 곳에서는 내가 쟤보단 낫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일으키는 추진력을 얻는... 


비관만 하는 삶보단 이쪽 편이 더 건강하게 보인다. 


완벽한 연민을 느끼는 건 사람이 아니라 신일테니. 




그런 의미에서 난 비행기 일등석도, KTX 특실도 한 번 타보지 못한 삶이지만 <럭셔리버스>를 탄 삶이라 할 수 있겠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이미지출처: 지니뮤직 원모어찬스 앨범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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