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나에게 가혹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자꾸 걸려 넘어지는 내 모습이 못내 답답해서, 가만히 마음속 깊이 쌓여가는 자책을 지켜보았다. 아무리 애써도,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그 틈새를 어떻게 메워야 할지 몰라서 나는 오늘도 나를 다그쳤다.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말들이 나에게 얼마나 무겁게 다가오는지를, 또 얼마나 깊이 내려앉는지를.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스스로에게 더 높은 기대와 부족함만을 들이밀었다.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건네는 말들, “괜찮아, 너라서 충분해” 같은 다정한 말들을 나 자신에게는 그토록 아끼고 있는 게 나였어서 서글펐다.
어제의 다짐조차 지키지 못한 채로 하루가 끝나갈 때, 나는 속으로 다시 실망하고 있었다. 오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나 자신에게 쏟아내는 말들이 모두 뾰족하게 느껴졌다. 차가운 말들이 쌓여 가슴에 잔잔한 아픔이 번질 때마다, 왜 나는 나에게 이렇게 가혹할까 하는 생각에 괴로웠다. 다른 사람에게는 테레사 수녀처럼 배려를 밥 먹듯이 하면서 그 따뜻한 말들을 왜 나에게는 이토록 아껴두고 있었을까.
나에게도 가끔 변명이 필요하다. 모든 걸 완벽히 해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의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매일 더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다정하지 못한 날이 있더라도 내가 나를 놓지 않고 믿어줄 수 있다는 걸. 실수도, 부족한 순간들도 모두 나를 이루는 조각들이라 여기며, 조금 더 여유롭게 내게 따뜻한 시선을 건넬 수 있기를.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여전히 한심하다 생각할까? 아니다. 내일의 나는 분명 지금의 나를 다독여줄 것이다. 괜찮아,우쭈쭈 오히려 잘 되었어,다시 하면 되지. 라고 했을테다. 그렇게 한없이 타인에게 베푸는 배려를 이젠 나 자신에게도 베풀어보는 연습을 해보며 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다정한 나로 살아가기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