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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 Nov 10. 2024

가끔은 흔들려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오늘도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작은 일에 쉽게 동요하고, 별일 아닌 듯한 말 한마디에도 마음 한 구석이 찌릿하게 아려온다. 누군가는 나의 이런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 불안하고, 나조차도 설명하기 어려운 이 마음이 가끔은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이고 싶었지만, 현실의 나는, 작은 바람에도 기우는 촛불 심지 같다 “이렇게 자주 흔들려도 괜찮을까?” 스스로에게 묻고 나면, 문득 나 자신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오늘은 문득, 왜 그렇게 애써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하지 않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몰아세웠던 시간들, 흔들릴 때마다 마음을 다잡으려 애썼던 순간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닐까? 

작은 일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누군가의 무심한 말에 상처받고, 그런 나를 바꾸려 애쓰면서 정작 나 자신을 소홀히 했던 건 아닌지 돌아본다. 언제나 단단하지 않아도, 늘 강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은 그렇게 흔들리는 나를 잠시 내려놓고 편하게 안아주고 싶다.


완벽하게 서 있을 수 없는 날들도 있으니, 그 흔들림 속에서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붙잡고 싶어하는지 깨닫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오늘은 그 흔들림마저도 나의 일부라고 조용히 받아들여 보기로 한다.

‘흔들려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해보는 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쩌면 그렇게 흔들리면서도 나를 놓지 않으려는 마음이야말로 나를 조금씩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매일 완벽하지 않아도, 모든 걸 잘 해내지 않아도, 나는 흔들림 속에서도 내가 나를 지키려 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그렇게 나도 나를 조금 더 편하게, 너그러이 바라볼 수 있다면 좋겠다. 흔들리고 있는 이 순간조차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오늘은 나를 다독이며 속삭인다. “그래, 가끔은 흔들려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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