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엔 왜 언쟁이 있고 다툼이 있을까?! 난 부질없음도 흔해지면 당연해지는 세상에 산다. 오늘도 결국 잘 다져왔던 내가 언성을 높였다. 그렇게 내가 뛰어서라도 도망치고 싶은 언쟁을 하고 나면 속이 텅 빈 듯, 어딘가가 조금씩 무너져 내린 기분이 든다.
힘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자주 후회가 남았고, 말끝마다 상처가 엉겨 붙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감정의 뿌리에 언제나 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화를 조금 줄여보자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화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면서 알게 된다. 화라는 감정이란 참 덧없고, 나를 갉아먹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하지만 화내지 않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 번의 다짐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다듬고 갈고닦아야 하는 과정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줄여보려 노력하면서 알아가게 된 몇 가지가 있다.
화를 줄이는 건 내가 상대방에게 나와 같은 생각일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아주 당연해 보이는 일조차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 사람마다 저마다의 속도와 방식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순간, 나에게 작은 평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화를 줄이는 건 내가 무언가를 줄 때도, 고마움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심으로 주고 싶어서 주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받았다고 믿는 것. 내가 준 것에 대해 상대가 답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그럴 수 있지’ 담담하게 넘길 수 있는 여유를 배우는 것이다.
화를 줄인다는 건, 때로는 상대방의 말 속에 담긴 푸념이나 짜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작은 진심과 긍정적인 의도까지 찾아보려 하는 것.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는 것. 화내지 않는다는 건, 결국 내가 선택한 기분을 지키고 싶다는 다짐이자, 스스로가 편안하고 자유로운 상태를 유지하려는 선택이기도 하다.
화내지 않는다는 건, 대가 없는 사랑을 품는 삶이다. 옳고 그름을 가려서 스스로 믿는 선을 택하고, 그 안에서 타인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려는 것. 마음을 줌으로써 내 마음이 평온해지고, 그 평온이 상대에게도 전해지는 것, 그 일이야말로 비로소 마음에 작은 평화를 놓는 것.
무엇보다 화내지 않는다는 건, 나의 건강과 마음을 지키는 일이다. 내가 편안해야 내 안의 평화가 주변에도 닿을 수 있다는 걸 알기에, 나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는 것.
마음 한편에 작은 평화를 놓아두는 것, 그것은 결국 나와 타인을 다독이는 것. 화내지 않는 연습을 통해, 매일 나를 조금씩 사랑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