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광야 한가운데 물빛 실루엣이 보인다.
바다인가 강인가 그저 흐르는 물일까
가까이 다가가려 달려가면
저만치 눈앞에서 멀어지는
그대의 마음 갚은 신기루
목마른 나그네의 방황을 조롱하듯
주위를 맴돌다 사라지는
결코 잡을 수도 알 수도 없는
배두인의 차가운 눈빛 같은 신기루
젖은 노을이 머리를 풀고
은빛 물결되어 춤출 때
마음을 빼앗긴 이방인의 갈망에
어느새 모습을 감추어버린
보헤미안 여인 같은 신기루
조급한 지구 여행지의 질주는
허망하게 광야에서 끝이 나고
세상은 손아귀를 벗어나
별밤 은하수의 환원에 손 흔들면
그제야 비로소 사라지는 신기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