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여행 중에

by bigjeje

여행은 무념이다

오직 오감의 흐름으로 가고 때론 멈춘다.

가방에 마른 빵 하나 진한 커피는

새벽길을 나서는 여행자의 유일한 동행이 되고

시간을 재촉하는 태양의 발걸음에 뒤처지면

과거의 잔형(殘形) 같은 마을에 잠시 나를 세운다.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친숙한 삶의 모습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와 소음

아랑곳하지 않는 버스커의 끈적한 노랫소리

그곳을 무심히 지나치는 살아내는 사람들의

바람 같은 발걸음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아쉬움을 잡고

잠시 머물다 떠나려는 순간

여행자의 허기를 자극하는 불기 머금은 음식 냄새

이내 시선을 돌리니 눈에 머무는 익숙한 노포의 모습

여행자를 바라보고 있는 주름진 노인장의 웃음 그 눈빛

돌연 눈가에 웃음 담은 눈물이 돌고

침묵했던 입 속의 단 한마디가 고백한다.

‘보고 싶다‘

스치는 바람의 촉감은 마음에 한기로 스며들고

그리움의 서늘함이 오늘은 그냥 그곳에 머물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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