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다시!
한동안 글을 쓸 용기가 나지 않았다.
틈날 때마다 종이에, 수첩에 뭐라도 끄적이는 걸 굉장히 좋아하지만 이렇게 내 이름을 건 공간에서 그것도 누군가가 볼 수 도 있다는 전제하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갑자기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서 애써 이곳을 외면하며 시간을 보냈다.
모든 것에 적당히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깨달은 건 무시무시한 코로나가 준 유일한 깨달음이랄까.
거리를 두며 잠시 숨을 돌리고 소중함도 되새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하려고 하면 더 가까워지는 이치가 삶의 대소사뿐만 아니라 나와 글쓰기에도 적용되었나, 다시 글을 쓰고 싶어 펜을 들었다.
오랜만에 펜을 잡으니 왠지 더 반갑고 술술 써지는 것 같기도.
해가 바뀐 지도 어느덧 이주가 다 되어간다.
개인적으로 조금은 답답하고 고민이 많았던 작년이 지나가서 후련하기도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올해 나의 여러 다짐 중 하나가 '다른 사람보다 나를 더 생각하기'이다.
양보하느라 혹은 남들 신경 쓰느라 조금은 미뤄왔던 나를 위한 것들에 조금 더 집중해보려고 한다. 같은 맥락에서 용기 내지 못했던 마음속의 수많은 이야기들도 글로 조금은 더 솔직하게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