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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샘 Jan 14. 2024

그 사람의 재래

세례요한은 왜 죽었나

마가복음 6장

세례자 요한의 죽음

14   예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니, 헤롯 왕이 그 소문을 들었다. 사람들은 말하기를 "세례자 요한이,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났다. 그 때문에 그가 이런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하고,

15   또 더러는 말하기를 "그는 엘리야다" 하고, 또 더러는 "옛 예언자들 가운데 한 사람과 같은 예언자다" 하였다.

16   그런데 헤롯이 이런 소문을 듣고서 말하기를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살아났구나" 하였다.

17   헤롯은 요한을 잡아오게 하여서, 옥에 가둔 일이 있었다. 헤롯이 자기와 형제간인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다. 헤롯이 그 여자를 아내로 맞았으므로,

18   요한이 헤롯에게 형제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헤롯 왕은 예수님을 세례요한의 재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살아 돌아왔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아닐 겁니다. 요한과 예수님은 동시대인물일 뿐만 아니라 세례를 주고받은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곤란하게 했던 그 사람과 마찬가지인 존재가 또 나타났다는 의미로 사용한 말일테지요.


오늘 본문은 헤롯이 요한을 체포한 일의 원인을 아주 짧게만 설명하고 있습니다. 헤롯이 동생의 아내를 빼앗았는데 그게 옳지 않다고 했다는 거죠.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정치적인 배경이 있습니다.


일단 이 헤롯은 헤롯 안티파스라고 하는 사람이고, 아버지 헤롯 대왕의 아들입니다. 그리고 헤롯 대왕이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었던 것과 달리 1/4 정도만 다스리는 "분봉왕"이었죠.


안티파스는 권력욕이 있는 인물이었고 아버지처럼 이스라엘 전체의 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 썼던 정책이 문제가 됩니다.


왕이 되려면 로마의 승인이 필요했고, 로마의 거물정치인들에게 줄을 대기 위해선 막대한 뇌물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재물이 부족했던 안티파스는 자신의 영지에서 밀을 재배하는 농민들을 몰아내고 수익성이 높은 상품작물을 심지요.


그러면 필수 식품인 밀의 물가가 상승하고 농민들은 더 가난해지게 됩니다.


그러는 한편 안티파스는 결혼정책을 폅니다. 헤롯가문은 원래 유대인이 아니어서 지지기반이 약했거든요. 그래서 그 이전 유대 독립왕조인 하스모니아 왕가의 핏줄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동생의 아내였던 겁니다.


안티파스가 욕정에 눈이 멀어서 동생의 아내를 빼앗은 게 아닙니다. 다 자기의 권력을 위한 합리적인 계산 끝에 결정한 정치적인 행위이지요.

 

전말이 이러하니 세례요한의 비판은 단지 개인적인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지요.


세례요한은 권력자의 "합리적인" 판단을 가로막고선 예언자였습니다. 예언자는 요즘으로 하면 정치평론가, 기자, 사회운동가와 비슷합니다.


그러니 처형을 당했습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이 옳지 못한 행위를 할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찬동할 수도, 묵인할 수도, 희생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처형당할지언정 그것에 거부하는 것이 본받을 만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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