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신앙고백서 1장

by 나비샘

저번에 요리문답 둘러보기 했었죠. 이번엔 신앙고백서를 다루려고 합니다. 신앙고백서가 뭐냐면 이게 좁은 의미의 교리입니다. 교단에서 진리라고 믿는 바를 연구위원들이 조목조목 진술하고 교단 총회에서 공식으로 채택한 것이죠. 한국기독교장로회의 정체는 바로 교단 신앙고백서인 겁니다. 이걸 믿으면 신자가 되는 거예요. 교단-교리-신자의 관계는 국가-헌법-국민의 관계와 같습니다.

신앙고백서와 요리문답의 내용은 거의 같습니다. 애초에 신앙고백서를 이해하기 쉽게 교육을 위해서 문답으로 풀어놓은 게 요리문답이죠. 이번에는 서론과 1장만 조금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신앙고백서를 열람하는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검색창에 "기장 총회"라고 치고, 총회 홈페이지에 들어가요. 로그인을 하고 "행정서비스"를 누르고 "헌법/규칙집"을 누르면 교단교리 최신판을 언제나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총회에 전화하면 책으로도 보내줍니다.

자 그럼 목차부터 볼게요. 요리문답하고 거의 같죠. 요리문답에서는 신앙생활 권면을 위해 8장 율법과 실천 9장 기도와 생활이 추가되어 있어요.

또 호헌총회 선언서가 왜 신앙고백에 있는 건지는 차례가 되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볼륨은 45페이지부터 65페이지까지니까 20페이지로 길지 않습니다.

신앙고백서는 공포로 시작합니다. 공적으로 선포한다는 뜻이죠.

첫 번째 문단을 보면 교리는 기독교인이 세상과 얼마간 대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로마제국에 맞섰던 선배들처럼 말이죠. 신앙고백서는 이를 위해 필요합니다. 세계관과 윤리를 갖고 있어야,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세상이 어떻게 존재해야하는 가에 대해서 사유하고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그러다 닥치는 역경에서 정신적 지주가 되어줍니다.

두 번째 문단은 신앙고백서 제정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냐면, 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개정할 건데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다. 2. 시대변화를 반영할 건데 Wcc 보고서의 내용을 참고하겠다. 3. 교단 내 좌우 입장을 포괄할 수 있도록 가능한 치우치지 않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wcc는 다른 영상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그 이하의 내용은 어떻게 신앙고백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이전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교단 교리로 썼었는데 이게 1600년대에 쓴 거라 좀 문제가 있어서 개정하기로 했고 현대의 훌륭한 교리들을 참고해서 초안을 만들고, 전국의 목사님들에게 피드백을 받아서 완성했다는 거죠.

연구위원들은 누가 되냐, 일단 교수님들이고요, 교수가 아니더라도 존경받는 목사님들이 주를 이룹니다.

교리를 쓰고 채택하는 데 있어서 현대에 발맞추려고 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 형식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민주적으로 하려고 애쓴 것이 관전 포인트입니다. 상명하복식으로 하지 않겠다는 거죠.

다음은 서론입니다.

세 번째 문단은 성경의 진리는 늘 한결같지만, 우리가 처한 상황은 달라지기 때문에 신앙의 표현인 교리는 업데이트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어서 빌립보서 2장 말씀을 인용하는데요. 신앙고백의 모범이라 있는 것 같은데 간략하게라도 설명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5문단에서는 기장교리가 하나님나라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 잘 드러납니다. 여기서 죄는 우리 안에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죄가 아니라, 우리 바깥에서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또 죽음은 (물론 인간의 숙명이기도 하지만) 죄를 통해 다른 인간을 지배하려는 사람들이 협박의 도구로서 사용하는 것인데 이 또한 극복의 대상입니다.

"예수님이 죄와 죽음을 이기셔서 하나님 나라를 완성할 것이다. 우리는 그걸 기다릴 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따라 그 일을 도울 것이다"라는 게 기장 교리의 선언입니다.

여러 신조를 언급하면서 이어받겠다고 하는데요. 아우크스부르크 신조는 루터, 헬베틱 제1신조는 칼빈, 바르멘 선언은 칼 바르트의 사상과 운동을 계승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잘 아시듯이 루터와 칼빈은 당시 부패한 가톨릭에 반기를 든 대표 종교개혁자이고, 칼 바르트가 작성한 바르멘 선언은 나치독일에 반대하는 교회들의 신앙고백이었습니다.

1장은 신앙과 성경에 대한 것이고 4절까지 있습니다.

첫 번째 문단은 삼위일체인데요. 나중에 더 다루겠지만 지금은 기독교는 창조주 성부 하나님, 구원자 성자 예수님, 사람을 변화시키고 교회를 돌보는 성령님을 믿고 따르는구나 생각하시면 됩니다.

2절이 말하는 게 뭐냐면, 하나님이 없다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교회가 해온 훌륭한 공헌들을 보면 하나님의 일하심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겁니다.

교회가 한 이상하고 나쁜 행동은 뭐냐 하실 수도 있는데, 그래서 성경에 나쁜 짓 좀 하지 말라고 경고가 있기도 하고, 제 생각에는 그런 분들은 자칭 기독교인이지 실제로는 기독교인이 아닌 겁니다. 개념상 "나쁜 기독교인"이라는 게 성립하지 않습니다. 기독교인은 뭘 해도 나쁘지 않다는 게 아니라, 나쁜 사람, 다시 말해서 악이나 사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용어나 ~ 새 역사를 지어가신다" 이 구절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참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진술하면서도, 교리가 하나님을 완전히 담고 있지 않고,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단 교리가 완전한 진리고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죽이거나 추방해야 한다고 믿는 배타적인 신앙과는 크게 다른 거죠. 겸손, 관용, 진리추구의 자세가 있습니다.

또 교회나 기독교인들이라고 해서 하나님을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선언이기도 합니다. 우리 교단이 없어도, 기독교가 없어도 하나님은 새 역사를 이끌어 가십니다.


3절에서 에큐메니칼은 현대의 교회일치운동이라는 의미라기보다는, 1-2세기 지중해 로마제국 전 지역의 교회에서 자신들이 한 형제자매라는 인식 하에 보편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입니다.

외경은 통상 가톨릭 성경에 있는 개신교 66권 외의 책들을 가리킵니다. 토빗, 유딧, 마카베오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마지막 문단은 성경의 저자와 상황과 예상독자가 누구인지를 알려줍니다. 즉 성경은 하나님께서 직접 쓰신 것이 아니고, 현대 기독교인은 저자의 일차적인 예상독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감으로 쓰어졌으며, 거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첫 번째 문단은 성경은 진리이고 하나님의 말씀인데, 그 근거는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거죠.

두 번째 문단은 성경이 하나님 말씀이긴 하지만 저자가 처한 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문헌학, 언어학, 역사학 등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 문단은 성경 해석의 통일성과 다양성이 조화를 이뤄야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중요한데, 한국에 온 선교사님 들은 대부분 한 성경구절에는 한 가지 의미만 있다고 가르쳤고, 그에 따라 한국교회는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성격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기장은 다양성을 주목하며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물론 그 해석이 개인적 망상이 되면 안 되겠죠.


하나의 챕터만으로 신앙고백서를 전부 다룰 수 없어서, 일단 문지방을 넘기 위해 일장을 함께 읽어 보았습니다. 다음 단계의 교육에서 신앙고백을 끝까지 천천히 함께 읽어볼 테지만, 그전에 직접 자신의 손으로 종이를 남겨가며 읽어보시기를 권해봅니다.

keyword
이전 14화기장 신앙요리문답 둘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