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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에이든 Oct 28. 2023

글쓰기, 그 어려운 행위의 이유

왜 기록하는가? 기록이 기억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글쓰기 쉽지 않더라...


작년 한 해 나름대로 야심 차게 이런저런 글들을 써 보며 '브런치 작가 되어보기'라는 첫 번째 목적은 달성했다. 그 후 일주일에 1~2개 글은 꾸준히 발행해야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열심히 글을 써 나갔다. 하지만 "나는 왜 글을 쓰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막연히 글들을 써 왔다. 그렇다 보니 열심히 글을 써 보겠다는 나의 의지는 3개의 글 발행에서 멈추고 말았다.(그래도 3개는 너무했다....) 왜 더 이상 글을 쓰지 않았나?


더 이상 글을 발행하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내 글들은 너무 내 성격(은근히 설명충임)과 맞닿아서 그런지 설명과 수식어가 너무 많다.

'모든 것들을 완벽히 설명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독자가 이해 못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오는 불필요한 행위들이다. 


두 번째, 위 이유와 연결된 부분인데 설명이 많다 보니 글이 너무 늘어지고 분량이 많아지게 된다.

나름대로 분량을 조절한다고 썼는데도, 브런치 특성상 가볍게 읽고 넘길만한 정도라 하기에는 분량이 좀 많은 게 사실이다. 량이 많아지다 보니 글 쓰는 품이 더 많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글 하나를 쓰고 퇴고까지 마치고, 편집까지 하다 보면 이미 지쳐있다. 다음글을 쓸 생각이 어느덧 싹 사라진다.


 번째, 나름대로 글의 주제(아웃사이더의 인사이트)를 잡아놓고 쓰기 시작했지만, 주제의 범위가 너무 방대해서 하나로 집중된 주제마무리하거나 서로의 글들을 엮기가 어려워진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동안 써왔던 글들을 몇 가지의 인사이트로 묶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써오긴 했지만, 솔직히 뚜렷한 해답은 없다.


네 번째, 네 번째가 가장 주요한 이유인데, 나 자신이 글을 꾸준히 쓸만한 충분한 필력을 갖추지 못했다.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의 글을 보면, 어찌나 문장 자체가 깔끔하고 매력적인지... 내 글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에 일순간 초라해져 버린다. 하지만 이 점은 천천히 나아질 것이고, 자격지심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작가나 에디터들의 글과 내 글을 어떻게 비교하랴.


위 네 가지 정도 이유들 때문에 먼저 나의 필력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무언가를 기록하는 글쓰기 기초 체력부터 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아내의 권유에 따라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어느덧 일기를 쓰고 기록을 해 온 지  달이 어간다. 고작 열 달 만에 내 필력(체력)이 일취월장할지 만무하지만 그래도 무언가를 꾸준히 써왔다는 결실은 내 글들을 꾸준히 쓸 수 있는 밑바탕을 어느 정도 만들어 가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글을 왜 쓰는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차례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Why에 대한 질문은 찾았는지에 대한 대답은 'Yes'이다.

이 부분에 아내가 많은 도움을 주었는데, '기록광'인 아내의 다이어리에 가장 앞에 쓰여 있는 글귀가 내 Why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이 될 수 있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오늘 하루, 나의 일상이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는가?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정말 멋진 말이지 않은가? 기록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억하기 위함'이 아닐까? 오늘 하루 내가 느꼈던 것, 경험했던 것, 생각한 것들 모두 어떻게 기억되기 원하는가? 그것은 '내가 어떻게 기록하는가'에 달려 있다. 아내 다이어리 안에 있는 글귀처럼 꼭 성공하고 싶어서 하는 기록이 아니더라도 내가 남긴 기록에는 그날의 기억이 담겨 있고, 그 기억은 훗날 어떻게 기억되느냐에 대한 단초가 될 것이다.


이 정도라면 내가 기록을 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왜 브런치 작가가 되기를 원했는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갔을 때, 그냥 '블로그보다는 조금 더 공식적인 형태로 글을 쓰고 글이 읽히길 원했다.'는 막연한 이유보다는 훨씬 더 명확하고 직관적이다.


나는 나의 일상과 경험들이 인사이트로 '기록'되고,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원한다.


Why 질문에 대한 충분한 답을 찾았으니, 이제는 How 질문을 할 차례이다.

How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앞서했던 "내가 글을 안 쓰게 된 이유들"의 전처를 밟지 않고자, 차근차근히 써 내려갈 생각이다.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의 글들에 구애받지 않고, 나의 글들을 써 나갈 질문들에 대해 하나하나씩 답을 찾아가며 꾸준히 글을 써 나가야 되겠다.


아웃사이더의 인사이트


"왜 글을 쓰는가?"에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나의 일상과 인사이트들이 '기록'되기 원하고,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원한다."


"어떻게 글을 써 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어떻게 써 나갈지에 대해서는 찾아가는 중이며, 몇 가지 원칙들을 다시 세워보려고 한다.
1.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과 수사, 수식어를 덜어내며 담백하게 써본다.
2. 글쓰기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꾸준히 글 쓰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
3. 멋들어진 글이 아닐지라도 내 글을 사랑하고, 나만의 글을 써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4. 너무 방대한 주제의 글보다는 수렴적인 주제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주제는 천천히 찾아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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