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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 Sep 24. 2023

나는 왜 재난을 준비하나?

8편


7편에서는 72시간 생존배낭이 암병등반용 백팩이었는데 최근에 맘에 드는 tactical duffel bag을 찾게 되어 내용물을 그대로 새로 산 가방으로 옮기게 되었다. 아래 사진의 맨 왼쪽 가방이 새로 산 72시간 생존"가방".




이번 편에서는 생존배낭/가방에 있는 아이템 중 맘에 들거나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 16가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반드시 특정 브랜드나 모델을 소개하려는 것은 아니고 필수 품목으로 생각되는 물품이나 자주 사용하는 물품 또는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되는 아이템들이다.



1. 왼쪽 상단의 초소형 멀티툴과 손전등은 내 EDC에 포함된 아이템들이다. 개인적으로 멀티툴을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멀티툴도 흔히 말하는 맥가이버칼도 생존 물품에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저 작은 EDC는 일상생활에서 굉장히 요긴하게 사용하곤 한다. 손으로 하기 어려운 일들 예를 들어 어떤 것은 뽑아내거나 자르거나 간단히 나사를 조이거나 할 때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손전등은 바로 며칠 전에도 가족들과 외출했을 때 야간에 주차장에서 차로 이동하는 사이 사용했다. 휴대폰 손전등도 있지만 일반 손전등에 비해 직진성이 약하다. 아마도 오늘 소개하는 아이템 중 내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아이템들일 것이다. 2. 오른쪽 상단의 Ham radio는 아는 사람은 아는 가성비 브랜드 Baofeng 제품이다. 한국이나 미국에서 모두 허가 없이 Ham radio를 운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청취만 하는 것은 가능하고 (한국은 잘 모르겠다) Ham radio가 아닌 일반 FM radio만 사용해도 일단 분위기가 살고 또 모노 스피커로 듣는 감성이 은근 옛날 생각이 나게 해서 가끔 듣곤 한다. 가격도 어지간한 라디오 하나를 사는 가격보다 아주 조금 비싼 편이라 도대체 이 가격에 어떻게 이런 물품이 상품화되는 건지 중국의 기술력과 노동력이 무서울 정도이다. 어쨌든 캠핑장에서 라디오로 음악만 튼다고 해도 분위기가 살고 또 충분히 본전은 뽑을 수 있는 제품인 것 같다. 오늘 소개하는 아이템 중 가장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겠다. 3. 오른쪽 하단의 제품은 reflective signal mirror이다. 영화에서처럼 구조 헬기가 떴을 때 내 위치를 알릴 수 있는 물건인데 가격도 한국돈으로 몇천 원 밖에 안 하고 작고 가볍기 때문에 사서 지니고 다니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끈 뒤에 작은 호루라기도 있는데 성능은 별로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4. 왼쪽 하단의 손전등은 내 주력 손전등인데 사실 밝기는 그리 밝지 않지만 충전식 배터리이고 다른 제품을 충전하는 보조 배터리로도 사용될 수 있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뒤의 LED를 통해 배터리 잔량도 확인 가능하고 2단계로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5. 왼쪽 상단의 알약 같이 보이는 것이 정수용 알약이다. Aquatabs라는 브랜드 제품인데 최대 2리터의 물에 저 작은 알약 하나를 넣고 30분을 기다리면 물속에 있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을 99.99% 제거해 준다고 한다. 생존배낭에 100알을 넣어두었기 때문에 4인 가족의 경우 하루 네 알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25일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실제로는 물을 끓여 마실 것이기 때문에 긴급한 경우만 사용되리라 예상된다. 더불어 빨대형 정수 필터도 있기 때문에 만약의 만약을 대비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6. 오른쪽 상단의 접이식 삽은 무게가 상당한데 아무래도 저렴한 제품 중 튼튼한 제품을 고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무거운 제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야외에서 흙을 파거나 눈을 팔 때 삽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동절기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 강도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는 물품들 중 가장 무거운 물건이다. 7. 오른쪽 하단은 대형 카라비너이다. 내 손바닥만 한 사이즈인데 야외에서 땔감 같이 무거운 물건을 나를 때 paracode와 더불어 사용될 수 있을 것 같고 또 사냥에 성공했을 때 사냥한 동물을 끌고 오거나 또 처리를 할 때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 구입하게 되었다. 무게를 얼마나 버티는지는 확인해 보지 않았는데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무게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8. 왼쪽 하단의 칼은 내가 적어도 5년 이상은 사용 중인 칼이다. 비싼 칼도 아니고 그저 보급형 칼이긴 하지만 직접 칼날까지 갈며 써온 칼이기 때문에 손에 익은 칼이다. 개인적으로 손에 익지 않은 칼로 무언가를 할 때 손을 베거나 다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칼 (사실 모든 도구가)은 손에 익은 것이 최고이다. 생존배낭에는 어쨌든 어느 정도 크기의 고정형 칼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소개하는 아이템 중 단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이 고정형 칼을 선택할 것 같다.



9. 왼쪽 상단에 보이는 바셀린은 익숙한 제품일 터인데 다만 오리지널 즉, 다른 성분이 섞이지 않은 제품이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로 개선된 바셀린 제품들이 많고 일상생활에 사용하기에는 그런 제품들이 더 좋을 수 있지만 굳이 오리지널을 선택한 이유는 피부 보호나 상처 보호용으로 사용함과 더불어 불을 피울 때에도 사용하기 위함이다. 또 하나의 요긴한 사용처는 총기의 유지보수에 윤활유로 사용하는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물품들 중 가장 활용도가 높은 제품 중 하나이다. 10. 오른쪽 상단에는 제품으로 판매되는 fire starter이다.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은 계절에 fire stick만으로 쉽게 불을 피울 자신이 없기 때문에 최소 7일간은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fire starter를 포함시켰다. 생각보다 불을 피우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충분한 훈련을 하던 아니면 불을 쉽게 피울 수 있는 도구와 재료를 준비하던 둘 중에 하나의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11. 오른쪽 하단의 제품은 생존용 낚시도구로 출시된 중국 제품인데 사실 생존용이라 하지만 간단한 낚시 도구와 필요한 재료들을 모아놓은 제품인 것 같다.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지만 큰 호수에서 이 도구를 이용해 고기를 낚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개울이나 계곡에서 물고기의 존재를 확인하고 근처에 낚시를 놓아 고기를 잡는 정도로 목적을 정해두었다.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고 제대로 작동될지도 미지수이지만 무게가 가벼워 생존배낭에 포함했다. 12. 왼쪽 하단의 제품은 긴급 구호용으로 실제 사용되는 비상식량이라고 들었다. 성인 한 명이 72시간 생존할 수 있는 3,600 칼로리를 압축된 bar 형태로 섭취가 가능하다. 따라서 일반 음식 대비 부피가 굉장히 작고 또 5년의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 오늘 소개하는 생존용품 중 가장 신박한 물품이 아닌가 싶다. 이에 더해 400g 짜리 다이제스티브 쿠키 2개가 생존배낭에 포함되어 있는데 대략 1,000 칼로리 정도 섭취가 가능할 것이다. 72시간 생존을 목표로 했을 때 생존배낭에 포함된 음식만으로 가족 당 하루 350 - 400 칼로리 정도 섭취가 가능하고 이는 일반적으로 하루 한 끼 정도 식사를 하는 수준이 될 터인데 당연히 턱없이 부족한 양이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만 가능하다면 아주 버티기 어려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13. 왼쪽 상단의 휴대용 조명 두 제품은 가성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노란색 조명은 밝지는 않지만 태양광으로 충전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장만 나지 않는다면 배터리가 다 소진된 상황에서 유일한 조명이 될 것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간단하게 가방에 걸어 두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검은색 걸이식 조명은 생각보다 굉장히 밝고 점멸 기능이 있기 때문에 위급상황에서 신호용으로 요긴하게 사용될 것 같다. 게다가 충전식이라 배터리 교체도 필요 없고 가격도 2000천 내외라 몇 개더 구매할까 고민 중이다. 오늘 소개하는 아이템 중 가장 가성비가 좋은 아이템들이다. 14. 오른쪽 상단은 Ruger사의 .380 ACP 구경 권총과 IWB (inside the waistband) holster이다. 즉, 바지의 안쪽으로 넣고 보이지 않게 휴대가 가능하다. GHB을 가지고 있는 경우 가방 안에 총을 휴대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무장이 필요한 경우는 주머니에 EDC와 함께 6발 장전이 가능한 이 권총을 휴대하게 된다. 사이즈가 굉장히 작기 때문에 바지 안쪽으로 휴대해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권총의 가격도 굉장히 저렴한 편이라 구매하게 되었다. 15. 오른쪽 하단의 folderble water bag은 4리터 용량이다. 위에 설명한 정수 알약 두 알을 넣어 두면 4인 가족이 하루 가까이 마실 수 있는 식수를 보관하고 또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식수 확보는 체온 유지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생존의 요소이기 때문에 어떠한 형태로든 물을 보관할 수 있는 아이템이 반드시 생존배낭에 필요하다. 16. 왼쪽 하단의 아이템은 조립식 wood stove와 소형 pot이다. Gas stove가 생존배낭에 포함되어 있지만 가스가 모두 소진된 뒤에는 나무를 연료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 소형 코펠은 700ml 용량에 2개의 플라스틱 컵을 포함하고 있어 식수를 끓여서 마시거나 음식을 조리해 먹을 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Wood stove는 가격도 저렴하고 또 무게도 무겁지 않아서 포함하게 되었고 캠핑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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