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갈 때 매번 생각한다. 꼭 필요한 것 몇 가지만 가져가야지. 심플하게 지내다 올래! 그런데 이번엔 한달살기다. 짐을 싸다 보니 이상하게 점점 늘어난다. 두세 벌만 있으면 되지 싶은 옷가지도 이것저것 많아지고, 집안을 둘러보면 이것도 저것도 필요할 것 같다. 이렇게 싸다 보면 끝이 없기 마련이다. 이래서 리스트가 필요하구나. 리스트를 작성하며 생각해보니 한달살이는 장기숙박이라도 해외여행이 아니기에 필요한 게 있다면 현지에서 구하면 된다.곳곳에 마트와 다이소가 있으니 걱정 없다. 그렇더라도 제주에 올 때 미리 준비해서 오면 좋을 것들이 뭐가 있을까? 꼭 가져갈 필요는 없지만 있어서 정말 좋았던 것들의 리스트를 적어보았다.
1 블루투스 스피커
다시 여기 바닷가~♬ 노래를 들으면 작년의 제주 여행이 떠오른다. 유튜브 뮤직이 항상 이 노래를 먼저 선곡해줬던 것 같다. 여행 오면 늘 음악과 함께한다. 차에서 항상 음악을 듣지만 스피커를 챙기니 어디서든 노래가 흘러나와 좋았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가져와 주방에 놓고 집안일 할 때, 식사할 때 듣다가 거실로 옮겨 보드게임할 때, 책 읽을 때 틀어놨다. 덕분에 언제나 기분좋음이었다. 이번에도 챙겨 와서 바쁘게 일 시키고 있다. 작년이고 올해고 우리집 DJ는 첫째 딸이다. 신청곡을 받기도 하고 어느 노래가 더 긴지 내기를 하기도 한다. 엄마아빠는 옛날 노래들, 아이들은 최신 인기가요를 섭렵하고 있다. 여행 오면 아이들 덕분에 최신곡들과 아이돌에 대해 더 알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아이브의 '러브다이브'다.
이번엔 블루투스 이어폰도 챙겨 왔다. 혼자 드라마 보거나 음악 들을 때 좋다. 요새는 미술관 오디오 도슨트도 앱으로 하기에 이어폰을 챙기면 유용할 듯 하다.
2 도서관 회원카드(책이음)
제주도는 도서관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 꼭 제주도민이 아니어도 책을 빌릴 수 있고,대출한 도서를 다른 도서관에 반납할 수도 있다. 그런데 작년 숙소 바로 앞 동녘도서관에서 대출을 하려니 갖고 있던 도서관 회원카드의 변경이 필요해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이건 현지에서는 변경이 불가하고 직접 해당 도서관에 방문해야 하는 거라고 했다. 부랴부랴 집에 있는 남편에게 부탁하여 해결했지만 이번엔 미리 책이음서비스에 가입하여 회원증을 발급받아왔다. 전국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는 도서관카드이다. 기존 회원카드를 변경하면 대여책 수가 7권에서 5권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그래도 전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드로 변경 완료~!! 책을 읽지 않던 아이들도 도서관에 가면 독서 삼매경이다. 시원한 도서관에 가끔 들러 책 읽고 빌려오고 싶은 책 대출해서 틈틈이 읽고 있다.
작년엔 준비가 미흡해서 제주도에 와서야 지역화폐(탐나는전)을 발급받았다. 한 달에 70만원이 한도였는데 충전해서 잘 썼다. 10만원 충전하면 1만원을 포인트로 더 넣어준다. 10%란 숫자가 매력적이었는데 올해는 한도액도 줄어들고 이미 4월에 지원금이 만료되었다고 한다. 한 해의 예산을 4월에 다 써버리다니. 제주도에 여행 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 걸까? 점점 혜택이 줄어드어 아쉬운 지역화폐. 그마저도 미리 알아야 혜택을 이용할 수 있다. 올해는 이용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다음번 여행 계획이 있다면 미리미리 챙기면 좋을 듯하다.
생활비 아끼는 여러 제도 중에코마일리지나 탄소포인트제 말고 그린카드라는 것도 있다. 그린카드는 꼭 제주도가 아니더라도 전국 곳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 지금은 멤버십 카드로는 발급되지 않고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발급받아야 한다. 각 카드사마다 그린카드가 있다. 작년에 아쉽게 카드를 만들지 못했는데 이번에 마음먹고 사용하고 있는 카드를 그린카드로 바꾸었다. 녹색제품을 구입하여 에코머니를 쌓을 수 있고, 자연휴양림과 같은 공공시설을 이용할 때 요금을 받지 않거나 할인해준다.
그린카드는 매표소에 에코머니 제휴 스티커가 부착되어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 단 카드 소지자 1인에 대해 서비스가 제공된다니 가족 개인별로 만들어야 한다. 제주도에서는 제주도립박물관과 제주 현대미술관 입장료가 무료다. 그리고 일부 관광지는 녹색관광지로 지정되어 그린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할인 여부는 계속 변동되기 때문에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한다. 할인처가 많진 않아 사용할 일이 있을까 싶지만 하나 만들어두면 이곳저곳 여행할 때 한 번씩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마트에 갈 때 장바구니는 필수. 이제 종이박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3~4년 전 잠깐 제주도에 여행 왔는데 장바구니가 없어서 큰 걸로 구매했던 기억이 난다. 장바구니 쓰는 취지가 있는 것을 재사용하여 환경을 살리자는 건데, 이미 갖고 있는 걸 또 산다면 의미가 없다. 그러니 여행 갈 때도 집에서 미리 챙겨 와야 한다. 마트용 큰 장바구니와 가방에 쏙 들어가는 작은 장바구니들,, 미리 챙겨 차 안에 넣어놓으니 든든하다. 각자의 물통과 작은 반찬통도 미리 챙겨 오면 좋다. 뭐 먹고 남았을 때 냉장고에 넣어두려니 통이 필요하다. 숙소에 구비되어있으면 좋지만 없는 경우가 많으니 미리 빈 통을 몇 개 가져왔다. 이번엔 커다란 스텐 통도 챙겼다. 작년 한달살이 때 코로나로 인해 음식점에서 포장을 많이 했는데 그때마다 쌓이는 일회용품들을 보며 많이 괴로웠다. 이번 여행에선 포장도 슬기롭게 '용기내' 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