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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러닝 18km 후기, 풀코스 완주 3주 후 러닝


한강 러닝 18km



화끈거리는 얼굴


                       김민들레


낮 기온이 29도라 오전 07시에 러닝을 시작했건만

이미 해는 머리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몇몇은 개인 일정으로 달리다가 빠지고

넷만 한강을 향해서 직진한다


한강은 우리를 반기며 반환점 역할을 하고

나머지 9km도 쉽지 않을 거라 귀띔한다


해를 피하며 요리조리 달려보지만 항상

꼬리물기처럼 잘도 찾아낸다


셋을 놓치지 않으리라 작정했지만

멀리서 갸우뚱거리며 뛰는 모습만 보인다


마지막 스퍼트를 위해 힘을 쏟아내고

가쁜 숨을 한꺼번에 몰아낸다


풀코스를 5회나 완주했지만 

하프도 되지 않은 거리에 혼쭐나며 화끈거린다


오늘도 꼴찌다



4월 15일 보스턴 마라톤 풀코스 러닝 후 3주가 지났어요. 워낙 천천히 완주해서 5시간 31분에 완주했기 때문에 뒷날부터 러닝이 가능해서 어제까지 5~10km 살살 펀런을 했어요. 가끔씩 풀코스도 이렇게 펀런을 해야겠어요. 무엇보다 대회 후 통증이 없어서 너~무 좋았죠.


오늘은 18km 러닝을 했는데요.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같은 페이스로 뛰었기 때문에 15km까지는 괜찮았는데 마지막 3km는  햇볕도 싫고 나도 싫고 너도 싫은 마음이 가득했죠~


10km만 뛸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완주하면 겁나게 기분이 상쾌할 거라는 알고, 어떻게든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끝이 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자동적으로 달릴 뿐이었죠. 


개인 일정이 많은 주말이라 중간에서 회원들이  빠지고 넷만 한강을 찍고 왔어요. 다른 날 같으면 각자 페이스로 뛰는데 오늘은 처음 오신 00님이 있어서 모두 같이 뛰게 되었어요. 


00님은 철인 3종과 풀코스 완주 경험이 있고 기록보다는 펀런을 하시는 분이라 천천히 같은 페이스로 뛰셔서 넷이 같이 뛰었어요. 와우~내공이 있으셔서 첫 정모 훈련에 18km 완주하셨네요.


보통 남자 회원들과 같이 스피드를 맞추기가 어렵거든요. 일부러 제 페메를 하거나 페이스를 맞춰주지 않는 이상은요. 저의 체력이 남성 회원들에 비해 기본적으로 좋지 않다는 증거죠. 대신에 같이 훈련하면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어요.



광명 안양천 산책로



아점과 커피를 마시고 숲 동굴 산책로를 걸어오는 기분은 상쾌했어요. 뛰기에는 덥지만 걷기에는 요즘같이 좋은 날이 없어요. 


이제 더운 여름날의 훈련이 가을 대회의 결과를 말해주겠죠. 해를 피해 아침과 저녁과 나무 그늘을 찾을 것 같습니다.          


풀코스 5회 완주해도 18km가 쉽지는 않습니다. 계속 달리는 이유죠. 쉬웠으면 진작 그만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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