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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내린다는 풀코스 러너 부부 되다.


%EB%B8%94%EB%A1%9C%EA%B7%B8_%EC%8D%B8%EB%84%A4%EC%9D%BC_(31).jpg?type=w773 2025 챌린지 레이스 마라톤 대회, 한강

찌이이잉~~


피니시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핸드폰 진동이 울려서 받았더니 남편 핸드폰 번호가 떠서 깜짝 놀랐어요. 첫 풀코스 완주 목표 시간은 5시간 30분~6시간이었어요.


SE-48be0f28-7e2e-447a-a7e4-fedd07200692.jpg?type=w773 영주님과 10km 완주, 2025 챌린지 레이스

-3도 추운 날씨라 저는 10km 완주 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가 피니시 라인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4시간 5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전화가 왔어요. 혹시나 5시간 안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미리 나갔는데 말이죠. '어 이상하네... 남편이 이 시간에 전화할 리가 없는데' 무릎이 아파 달릴 수 없어서 구급차를 탔나? 훈련할 때 하프도 되기 전에 2회나 무릎이 아파서 뛰다가 걸어서 귀가한 적이 있었거든요.


재작년에 내가 울릉도 마라톤 대회에서 넘어져 구급차 타고 병원 간 것처럼 구급차를 탔나? 재차 물었어요.


"뛰어서 완주했어? 정말?"

"메달 받았고, 짐 찾고 있어."


<2023년 첫 풀코스 도전 남편, 회송버스 타다>

저는 2022년에 첫 풀코스 완주했고 지금까지 5회 풀코스를 완주했어요. 2023년 가을 jtbc에서 남편은 첫 풀코스 도전을 했지만 훈련도 부족했고 27km에 무릎이 아파서 회송버스를 탄 아픈 기억이 있죠. 그 대회가 제게는 3회째 풀코스 완주한 대회였지만 쥐가 나서 고생한 대회로 4시간 55분에 가까스로 지옥과 천국을 맛보며 완주한 대회였어요.


남편은 회송버스가 너무 타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이번에도 5시간 풀코스 제한 시간이라

회송버스는 타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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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장에 일찍 도착해서 사진도 찍고 여기저기 둘러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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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도착하면 마음이 불안해서 항상 대회 때는 기다리더라도 1시간 일찍 가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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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레이스 대회는 한강 물빛 수변무대 근처여서 바람이 차가웠지만 보는 눈은 아주 시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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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23_090513.jpg?type=w773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도 만나서 단체 사진도 찍고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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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발목 수술로 멈춰진 러닝 훈련>

23년 가을 jtbc 풀코스 대회에 실패하고 나서 24년 상반기는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죠. 남편이 다시는 도전하지 않으려나 보다 생각하던 찰나에 2024년 제가 산에서 내려오다 발목 골절을 당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남편이 옆에서 저의 수발을 들어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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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러닝 하기도 미안했던지 집 근처 산책만 같이 하고 러닝은 둘 다 하지 않았죠. 그러다가 제가 다시 재활하고 러닝을 시작하면서 2024년 9월부터 다시 풀코스 대회 준비를 했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하고 참가하려고 했는데 풀코스 대회 신청이 가장 어려웠어요.


2025 동아 마라톤을 신청하고 싶었지만 하늘의 별 따기. 대신 2025년 2월 23일 챌린지 레이스를 신청한 거죠. 한강 코스는 자주 러닝 하던 곳이기에 편안하기도 하고 언덕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바람 불면 좀 힘들기도 하지만 아는 코스라는 이유가 가장 컸어요.


도대체 왜 이렇게 빨리 완주했을까요? 대답에 어이가 없었어요. 회송버스가 타기 싫어서 4시간 15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갔대요. 5시간 30분 목표인 사람이... 어이가 없었죠.


아내인 코치 말도 완전 무시한 전략이죠. 평균 페이스가 7분 20초~30초라서 절대 오버페이스 하지 말고 35km까지 오라고 당부했건만 4시간 15분 페매를 따라가다니. 그렇게 뛴 이유는 컨디션이 아주 좋았고 몸이 아주 가벼웠대요. 조금 따라가 보니 뛸만해서 따라갔대요. 어차피 30km는 힘드니 초반에라도 시간을 단축하자는 초보자 다운 전략이었어요. 이번 대회를 위해서 30km 이상 5회 훈련한 효과도 있었겠죠.


30km 2회, 35km 2회, 42km 6시간 완주 1회, 훈련했어요. 풀코스 대회에서 덜 고생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훈련이 필수라고 누누이 외쳤기 때문이죠. 실패했던 재작년 대회는 30km 1회도 제대로 뛰지 않고 참가했었어요.


SE-c4fde1e0-6750-4afb-baea-f18effc2fe31.jpg?type=w773 2025 챌린지 레이스 주로 사진

다행히 걱정했던 무릎은 피니시 라인쯤 왔을 때 조금 아팠고 그 이전에는 괜찮았대요. 하늘이 도왔네요.

훈련 덕분에 근육이 생겨서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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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컨디션이 좋았던 이유>

이유가 또 하나가 있어요. 신발 덕분이에요. 남편은 워치도 없이 훈련했고 별 필요성을 못 느끼더군요. 페이스를 알아야 한다고 사자고 했지만 초보 딱지를 떼고 나중에 산다고 집에 있는

갤럭시 워치도 안 차고 러닝 했어요. 핸드폰도 안 들고뜁니다(이해 안 됨요) 대회 날은 제 가민 워치를 빌려줬어요.


남편의 신발은 나이키 스트럭처로 훈련했고 대회에는 인피니티 4를 신었어요. 조금 더 좋은 신발을 사자고 해도 신발에 욕심이 없었어요. 더 실력이 좋아지면 그때 사겠다고만 하더군요. 광명 마라톤 클럽 남성 회원들은 아내 몰래 사무실에 30만 원 대 새 러닝화를 숨겨두기도 하고 아내 무서워서 자주 못 산다는 분도 계십니다~^^ 사라고 하는데도 남편은 안 산다고만 하니... 정말 부부는 로또처럼 진짜 안 맞나 봅니다~^^


훈련할 때는 덜 좋은 신발로 훈련하고 대회에는 좀 더 나은 신발을 신어야 대회 기록이 좋다면서 낡은 신발로만 러닝 했어요. 아마 그것도 대회 기록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발걸음이 가벼웠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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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풀코스 완주한 이유>

*장거리 훈련 5회 이상

*훈련할 때와 대회용 신발 구분 둔 것

*-3도였지만 나중에는 1도로 러닝 하기 적당한 날씨

*자주 러닝 하는 곳으로 익숙한 코스

*근력 운동 스쾃, 계단 운동

*풀코스 완주한 아내와 같이 훈련, 코칭

*대회 날은 코치 무시한 자기만의 스타일 전략


어쨌거나 저쨌거나 부상 없이 완주해서 다행인 날이었어요.

20250223_083311.jpg?type=w773 나이키 인피니티 4 러닝화

다음 목표는 제가 5월 발목 골절 수술(철심 제거 수술 후) 재활을 잘해서 하반기에 같은 대회에서 남편과 풀코스 완주하고 싶어요. 근력 운동과 월 200km 꾸준히 러닝 하는 중이고 추후 장거리와 체력도 계속 키워야겠어요. 남편은 풀코스 준비하면서 몸무게를 3kg 감량했는데 2kg 더 감량 목표라더군요.


저의 풀코스 최고 기록은 4시간 42분, 남편은 4시간 41분이니 다음 대회에서 1분으로 앞서고 싶네요~^^ 풀코스 러너 부부는 하늘이 내린다더니 부부가 건강하게 러닝 할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고 행복한 일입니다.


*어제 북클럽을 한 '일류의 조건' 3가지 힘에 적용해 봤더니 남편은 훔치는 힘에서 저의 풀코스 경험을 훔쳤고, 요약하는 힘에서는 러닝의 본질과 질문을 통해서 계속 수정, 훈련했고, 추진하는 힘에서는 자신만의 대회 전략을 구사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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