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목 디스크와의 전쟁
3. 목 디스크와의 전쟁
#스마트폰과 목 디스크
스마트폰이 일상적인 생활 도구가 되면서 목 디스크 환자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20대의 목 디스크 환자가 많아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래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경추(頸椎)에 악영향을 미치는 나쁜 자세가 일찍 형성됐기 때문일 것이다. 아들도 몇 년 전, 목 디스크 증세가 있어 병원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 다행히 근육통으로 밝혀져 한숨을 돌린 그때부터 목 스트레칭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데 지금도 그런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목 디스크는 디지털기기, 특히 스마트폰의 잘못된 사용 자세와 연관이 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상용화 초창기인 2011년(503,459명)에 비해 2019년(699,277명)의 목 디스크 환자는 무려 38.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3월에 목 디스크 진단을 받은 내 경우는 스마트폰보다는 거북목의 원인이 된 나쁜 생활 습관이 오랜 기간 누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폰이 도입된 것은 2010년 4월이다.
#목 디스크 스트레칭
스트레칭은 목 디스크를 자연 치유적으로 극복하는 목 디스크 근육 재활치료다. 목 디스크의 통증을 차단하기 위한 스트레칭의 목적은 목뼈 주위의 신경근(神經筋)을 단련시키는 데에 있다. 신경근은 신경을 휘감고 있는 근육이다.
목 디스크의 통증은 손상되거나 돌출된 물렁뼈(추간판, 디스크)가 신경근을 압박해 신경을 건드림으로써 발생한다. 즉 신경을 감싼 공간이 좁아져 신경에 충격이나 자극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칭을 통한 신경근 강화는 바로 이 공간을 확장해 통증 감각을 억누르는 효과를 유발하기 위함이다.
스트레칭은 또 신경 주변의 근육이 강화되면서 망가진 디스크를 점차 아물게 해 스스로 낫게 하는 효과도 있다. 스트레칭이 중요한 이유다.
#나만의 스트레칭 포트폴리오
나는 스트레칭의 포트폴리오를 세 가지 세트로 구성한 뒤 세트별 세부 동작을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듬고 추가해 완성했다. 첫 번째 세트는 목뼈를 중심으로 목 전체의 근육을 집중적으로 단련하는 아홉 가지 동작에 초점을 맞췄다. 목 디스크 근육 재활치료 방법으로 알려진 여러 동작을 내 몸 상태에 맞게 재구성했다.
*목 디스크 근육 재활치료
이를테면 고개를 숙인 채 깍지 낀 양손으로 머리 뒷부분을 강하게 30여 초간 압박한다거나 왼 손바닥으로 왼쪽 옆머리를 밀고 머리는 이 힘에 저항하는 식의 동작을 손을 바꿔가며 반복하는 것이다. 고개를 숙인 뒷머리에 깍지 낀 양손을 붙인 채 아래에서부터 좌우 위 방향으로 비틀어 올리는 동작이나 한 손 등에 다른 손바닥을 포개 이마에 대고 뒤로 힘껏 미는 대신 머리는 밀리지 않도록 앞으로 힘을 주는 동작도 있다. 한 동작에 걸리는 시간은 20~30초.
목 디스크 초기에는 동작 하나하나를 되풀이할 때마다 찌릿한 통증이 엄습해 왔다. 뭉친 근육과 디스크의 손상 및 이탈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감내해야 할 치유 과정의 일환이다. 스트레칭의 강도는 통증을 인내할 수 있는 경계 언저리로 스스로 조정했고 두어 달이 지나면서부터 통증의 기세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목 근육과 신경근이 튼튼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목 근육을 강화하는 스트레칭 동작은 인터넷 채널에 다양하게 널려 있는데 각자의 몸 상태에 부합되도록 맞춤형으로 디자인하는 게 중요하다. 스트레칭 요령의 왕도(王道)는 없고 여러 동작을 감각적으로 테스트하면서 스스로 해답을 설계해 체화하는 수밖에 없다. 통증이 심한 초기에는 하루에도 수시로 목 근육 강화 스트레칭에 매달렸다. 통증이 확연히 줄어든 2010년 8월 무렵부터는 1일 1회로 횟수를 다운사이징 했고, 지금은 주 1회만 실시하고 있다.
목 스트레칭은 신경을 누르는 주변 근육을 튼튼하게 단련시켜 통증 감각을 무디게 하는 보존적 요법이라 초창기에는 통제 범위 내의 통증이 발생해야 도움이 된다. 중요한 점은 밥 먹듯이 스트레칭을 매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두 세트는 신체 모든 부위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전신(全身) 체조 스타일로 꾸몄다. 하나는 일어선 상태에서, 다른 하나는 누워서 하는 방식이다. 신체를 다 활용하는 광범위한 스트레칭이지만 목 건강에도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우리 몸의 뼈는 모두 206개다. 이 중 다리뼈와 척추뼈는 몸을 지탱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뼈다. 걸을 때 유기적으로 연결된 우리 몸의 뼈는 일제히 반응하고 근육과 신체 각 부위에 힘을 전달한다. 걷는 것만으로도 운동 효과가 있고 걷기가 몸에 좋은 이유다. 하물며 신체 부위 전부를 동원해 움직이는 스트레칭이야 말해 무엇하랴.
두 세트를 한 조로 날마다 실시하다 2년 전부터는 일주일에 3일은 두 세트, 4일은 한 세트만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목 디스크에 대한 통제력이 체화돼 통증을 거의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서서 하는 스트레칭
서서 하는 스트레칭의 동작은 모두 20여 가지다.
깍지 낀 두 손을 엉덩이 뒤로 잡아당기고 좌우로 비틀기, 깍지 낀 두 손을 활짝 펴 머리 뒤로 젖히고 비틀기(이상 각 40회), 고개 젖혔다가 되돌리기, 고개 숙였다가 되돌리기(이상 각 100회), 좌우로 고개 젖히기(37회), 좌우로 목돌리기, 좌우로 허리 돌리기(이상 각 20회), 좌우로 허리 젖히기(70회), 좌우 발목 돌리기, 어깨 돌리기, 어깨 젖히기(이상 각 20회), 손 엇갈려 양팔 휘두르기(100회), 제자리 뛰기(260회), 허리 굽히기, 허리 젖히기(이상 각 57회), 한발 차기(각 23회)에다 팔 짚고 엎드려 한 발 당겼다 펴기, 팔 짚고 엎드려 한 발 뒤로 올렸다 되돌리기(이상 각 20회), 팔 굽혀 펴기(33회)와 같은 엎드려서 하는 동작 몇 가지도 포함된다. 소요 시간은 20분.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
누워서 하는 스트레칭은 10여 가지로 다음과 같다.
누워서 양손 위로 뻗치기, 누워서 양발 가슴 쪽으로 쪼그렸다 펴기(이상 60회), 목 들고 윗몸 일으키기(70회), 누워서 양발 찼다가 당기기(60회), 목 들고 양발 옆, 앞으로 당기기(각 40회), 깍지 낀 두 손을 목덜미에 댄 채 자전거 타기(250회), 비행기 날개 자세 유지하기(35초), 무릎 굽혀 엎드린 채 엉덩이를 뒤로 밀었다 당기기(270회), 무릎 굽혀 엎드려 허리 밀었다가 당기기(70회)…. 소요 시간은 서서 하는 스트레칭과 동일하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이 있다. 스트레칭이 몸에 각인되면 피곤하고 꾀가 나 건너뛸라 치다가도 금세 몸이 찌뿌듯한 불편한 자극에 정신이 번쩍 들어 몸의 명령에 따르게 된다. 스트레칭을 체화시키기 위해서는 집에서는 물론이고 여행지에서도 빠뜨리지 않고 시행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한 번 몸에 새겨진 기억은 배신하지 않고 흔들리는 법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