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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렁공주 Aug 31. 2021

갑자기 발권을 했다

까짓 껏!


 2010년 해외 살이 시작부터 매년 여름방학이 되면 우리는 한국에 갔다. 

작년, 2020년은 코로나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올해도 한국에 가려면 반드시 세 번의 PCR Test와 2주 격리라는 무서움이 기다리고 있어서 몇 달 전부터 남편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얘기를 했었다. 

한 주는 그냥 스페인 내에서 여행을 다니고 겨울에 백신 공급으로 격리가 없어지면 다시 생각해보자고 얘기하다가 그다음 주가 되면 은퇴하고 필리핀에 계시는 시부모님이 지금 한국에 나와계시니 뵐 수 있을 때 가자 했다가.. 계속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변에서 하나둘씩 한국에 방문하러 간다는 가족이 생기고 그들이 떠나고 나서도 갈피를 못 잡다가 드디어 남편의 "가자" 한마디에 일사천리로 표를 결제했다. 


 내심 가자고 하기를 기다렸던 것일까? 아님 아직 가보지 못한 스페인의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던 것일까? 

나도 내 마음을 정하지 못했는데  "그냥 가자!"에 동의 한 순간 체증이 확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백신 2번 모두 맞은 우리 부부는 2주가 지나면 격리 면제로 입국할 수 있는데 아이들과 동행해야 하니 어차피 격리는 필수가 되어버렸다. 내가 먼저 아이들과 들어가 2주 격리를 하고, 격리 해제가 될 즈음 신랑이 들어와 같이 병원도 다니고 하면 되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갑자기 일주일 안에 모든 준비를 해야 하니 맘이 바빠졌다.  매년 받아야 했던 검진을 작년에 놓쳐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번에 가서 바로 체크할 수 있게 격리 끝나는 다음 주로 예약을 잡았고, 격리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인터넷으로 미리 시키기 시작했다. 

가기로 정하고 나니 이렇게 쉬운걸 그동안 왜 고민을 했을까?


가기로 정했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일주일 안에 쇼핑하기!

한국에 무얼 사가면 좋을까? 


첫 번째는 단연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

한국에서는 올리브 오일을 먹을 일이 많이 없지만 몇 년 전 이곳에서 여름을 보낸 우리 가족은 올리브 오일 마니아가 되었다. 

스페인에서 먹는 빵콘 토마테 (넓적한 발효빵을 구워 생마늘과 토마토를 빵의 단면에 바르고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뿌려 먹는 식전 빵)는 어떤 빵보다 중독성이 있다. 또 샐러드 채소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발사믹 식초를 뿌려 소금과 후추 간을 살짝, 생 모차렐라 또는 참치 한 덩이를 올리면 '지중해식 샐러드' 완성이다. 

또 밀가루와 물, 약간의 소금과 향 좋은 올리브 오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치아바타는 집에서도 만들기 쉬운 내가 좋아하는 빵이다. 


두 번째 와인

새로운 와인을 발견하고 마시는 걸 좋아하는 제부를 위한 와인 여러 병.

같이 마실 남편의 취향이 담긴 와인으로 준비 완료!

스페인에는 매일 다른 와인을 마셔도 몇 년은 걸릴 정도로 (지역 와인이 워낙 많아 죽기 전에 다 먹어 볼 수는 있으려나?) 많은 종류의 와인이 있다. 개인적으로 스페인 올리브 오일과 와인은 다른 나라에 밀리지 않는다 생각하는데 이탈리아나 프랑스에 비해 마케팅을 잘 못 하는 것 같아 좀 아쉬운 면이 있다.


세 번째 화장품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스페인 앰플과 유럽 제품의 화장품. 

세일 기간을 잘 맞추면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게 득템 할 수 있다.

지난번 세일할 때 혹시나 해서 많이 사두었는데 이제 빛을 볼 때가 왔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K 뷰티가 유행이라 쇼핑몰에서 한국 화장품을 사려는 이들도 많은데 나는 한국으로 이곳 화장품을 사 가고 있다니..


번외 

발포비타민과 꿀 국화차, 퀴노아, 치아씨, 오트밀 등 

여름 정기 세일을 맞은 스페인 의류 브랜드들..


대충 준비가 된 거 같은데? 다음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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