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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문 DaaMoon Feb 03. 2023

우리들 마음속 호수는 무엇으로 채워 놓았는가?

가끔씩 진지해지기

호수가 있다. 살랑살랑 바람에 쓸려 잔잔한 파도가 일어난다.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풍경이다.


이런 호수가 우리들 마음에도 존재한다.


살랑살랑 바람에도 흔들리는 물이 들어 있기도 하고

점도가 높아서 웬만한 바람에는 물결이 일지 않는 호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의 마음속 호수는 무엇으로 이루어졌나요?


호수 속을 뭘로 채우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쉽게 나눠보면 물 혹은 기름이 아닐까 한다.

뭐가 더 좋고 나쁘다고는 분별할 수 없고 그냥 각각의 특징이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이라면 웬만해서 불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다. 큰 나무 한 토막에 불을 붙이더라도 물에 들어가는 순간 연기만 남기고 다 사라져 버린다. 거기에 비하면 기름이라면 많은 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성냥 한 개비면 충분하다. 호수 전면이 불바다로 일렁일 것이다.


그럼, 내 마음은 어떤 물질로 되어 있는가?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마실 물을 제공해 주지만 바람에 쉽게 흔들리는 호수인가? 산업에 도움을 주고 편리함을 주지만 한 순간에 다 타버릴 위험을 가지고 있는 호수일까?


물만으로도 기름으로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마음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단지 어느 쪽 비율이 더 많을까 정도의 차일뿐이라 생각한다. 만약 물이 많다면 매일 출렁거리는 마음을 끌어안고 살아가고 기름이라면 출렁이지는 않겠지만 어떤 계기로 화(火)가 될지 모른다.


난 날 다 태워버리지 않지만 어느 정도 탈 수 있는 기름이 필요하다. 그리고 때로는 시원한 감로가 되는 물도 필요하다. 


즉, 밸런스가 중요하다.


이렇게 써보니 결국은 언제인지도 모를 기원전에 이미 확립된 음양의 범주를 재확인한 것뿐이란 기분이다. 진리를 뚫어본 선인들의 지혜에 또 한 번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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