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그사람의 눈물(2)

눈물에 비친 맑은 마음

by 쑥자람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확실한 건 우리가 어머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문이 말없이 치킨을 입에 꾸역꾸역 넣고 있길래 고개를 돌려 문을 올려다보니, 문의 눈과 코가 금방이라도 톡 터질 것처럼 붉어져 있었다. 나는 오른손으로 문의 등을, 왼손으로 문의 손등을 쓸며 말했다.


“오빠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그러자 문은 양볼 가득 치킨을 담고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했다.


“아까 아침에 쑥이 출근하자마자 쑥이가 준 편지 보면서 한바탕 엄청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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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문의 눈물을 목격한 건 규카츠와 크림우동 세트를 먹을 때였다. 콘텐츠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웬만해서는 도무지 공통의 콘텐츠를 찾기 힘든 문과 내가 웬일로 공통 콘텐츠를 찾았다. 바로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드디어 쿵쿵짝짝이 맞게 된 우리는 드라마의 무엇이 인상 깊었는지, 어떤 배역을 좋아했는지, ost는 어땠는지 신이 나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다 나는 별안간 기억나는 드라마 속 대화를 읊었다.


“나 힘들어. 안아줘.”


그러자 문이 대답했다.


“너네한테 하는 말이야.”


정확하게 대사를 기억하는 문이 신기해서 그를 올려다봤는데 문의 눈과 코가 금방이라도 톡 터질 것처럼 붉어져 있었다. 식당 조명이 어두웠는데도 문이 눈물을 참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오빠 우는 거야?”

“응”

“왜요? 슬퍼서?”

“... 몰라.”


이후로도 문의 눈에는 자주 눈물이 맺혔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을 보면서도,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배꼽을 잡고 웃을 때도, 미래에 출간될 에세이 제목을 지을 때도.

눈물이 터지는 순간마다 이유는 달랐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문의 감정이 진하게 살아 있다는 것.


처음엔 그저 ‘눈이 촉촉해 보여서 눈물이 많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문의 눈이 벌게지는 순간엔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조금씩 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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