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위 우리의 변천사
“괜찮아. 검색해보니까 오만원이면 택시로 금방 갈 수 있네.”
하지만 내가 괜찮지 않았다. 이렇게 깊은 밤, 한 시간도 넘는 거리를 택시 태워 보내는 게 마음에 걸렸다.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문 역시 흔쾌히 택시 타고 가라고 하기 보다는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컸을 테니까.
“안 돼. 위험해…. 자고 가요.”
고민을 끝내고 내가 말했다.
“대신 오빠가 손님이니까 침대에서 자. 나는 바닥에서 잘게.”
“아니야. 쑥쑥이 내일 출근해야 하니까 쑥쑥이가 침대에서 자야지. 나는 원래 바닥에서 잘 자.”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옷을 갈아 입고 나오니 문이 바닥에 깔아둔 이부자리에 누워 빼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계속 쳐다보고 싶었지만 나의 민낯과 후줄근한 옷차림이 어딘가 부끄러워 서둘러 불을 끄고 말했다.
“오빠 잘 자.”
“쑥쑥이도 잘 자.”
하지만… 잠이 올 리가 없었다. 밤은 더욱 깊어만 가고, 출근 시간은 가까워져만 가는데도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침대 끝에 매달리듯 누워 손을 아래로 뻗었다. 그리고 배꼽 위에 정갈하게 놓인 문의 손을 괜스레 간질였다.
“자라.”
두 눈을 감은 채, 마치 아빠처럼 대답하는 문.
“오빠, 바닥 안 불편해?”
“하나도 안 불편해. 어서 자라.”
“오빠, 침대에서 같이 자면 나 괴롭힐꺼야?”
“안 올라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요.”
발칙하게도 문이 내 옆에 눕길 바랐는지 나는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며 말없이 그의 손등을 계속 쓰다듬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침묵을 깨고 문이 말했다.
“쑥이 옆에 얌전히 누워서 잘까?”
나는 최대한 침대 반대쪽 끝으로 몸을 빼고 누워 문이 누울 자리를 마련하고는 문을 이불 속에 들였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본 채 누워 서로의 손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한참을 말없이 있었는데 침묵을 깨는 문의 한 마디.
“쑥이랑 더 가까이 있고 싶어.”
그 말에, 숨이 콱 막혔다. 한참이나 어둠 속에서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조심조심 그의 품으로 다가갔다. 문은 팔로 조심스럽게 나를 감쌌다. ‘이거 잘 수야 있을까?’ 싶던 밤, 짧지만 아주 깊은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