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허리통증에 좋은 운동에 대해서
임상 현장에서 수영과 걷기에 대한 논란이 있다. 과연 수영과 걷기가 허리통증 환자에게 효과가 있냐는 것이다. 어떤 분은 다리가 저리고 허리통증이 심해서 못 걷는데 걸으면 더 아프다고 하신다. 다른 분은 수영과 걷기가 도움이 돼서 매일 한다고 하신다. 걷기만 하루에 2~3시간씩 걷는다는 분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영과 걷기는 척추건강에 도움이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다리까지 저리는 방사통이 심하고 근력이 떨어진 경우 걷는 것이 힘들다. 이를 제외하고 이상적인 자세로 단계별로 점진적인 수영과 걷기를 한다면 허리건강에 틀림없이 도움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수영장에서 걷거나 수영을 하면 수중 부력으로 관절에 부하가 없다고 한다. 물에서 가만히 있다면 맞는 말이다. 물에서 팔다리를 움직여서 물의 저항에 대항하는 경우 관절에 부하가 더 걸린다. 근육만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2009년 카네다(Kaneda) 연구팀은 물속에서 걷기, 물속에서 달리기, 지상에서 걸었을 때 다리와 몸통 근육이 얼마나 쓰이는지 비교하는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물속에서 달리기가 다리와 몸통 근육 활성도가 가장 높았다. 근육은 활성화가 많이 되지만 때론 관절에 부하가 가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허리통증이 심하다면 처음부터 물속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물속에서 천천히 걷다가 익숙해지면 속도와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 판단을 해야 한다. 물속에서 걷는 것과 수중 운동하는 것은 다른 장점이 있다. 물의 정수압은 1m 깊이에서 혈압과 같다. 1m 깊이 물속에서 몸을 움직이는 동안 혈액(정맥)이 심장으로 자유롭게 돌아간다. 즉 수중 운동이 혈액순환을 더 잘 시키는 셈이다. 몸의 자연치유력은 혈액 순환이 잘 되고 척추에 영양 공급이 잘 되는 움직임을 줄 때 더 좋아진다.
허리통증이 어느 정도 줄면 수영을 하는 게 좋다. 허리에 가장 무리가 덜 되는 수영 방법은 배영이다. 배영은 배를 위로 누운 자세에서 두 팔을 뒤로 번갈아 저어 나아가는 수영 방법이다. 몸을 편평하고 유선형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과도한 허리 움직임이 나오지 않아 덜 무리가 간다. 자유영은 초보자의 경우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들어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평영과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통증이 사라지면 하는 게 좋다. 배영과 자유영도 수영 방법에 맞게 동작을 배우고 조금씩 늘려가야 허리에 탈이 안 난다.
30대 중반의 남성은 건장한 체격에 수영을 즐긴다고 한다. 일주일 2~3번은 수영을 하는데 야근으로 바빠서 6개월 만에 수영을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생겼다고 한다. 예전처럼 수영을 하는데 접영을 하고 난 후부터 통증이 있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수영을 했지만 야근으로 오래 앉아 뻣뻣한 상태에서 허리에 가장 무리가 되는 접영을 해서 탈이 난 것이다. 수영을 잘해도 몸을 잘 풀고 준비 운동을 잘하고 해야 한다. 몸을 잘 풀고 단계별로 수영을 하면 심폐지구력과 근력을 기르는 데 수영은 도움이 된다.
재활운동을 하러 오는 분들에게 물속에서 걷기를 추천하는 편이다. 협착증으로 고생하는 60대 후반의 남성도 물속에서 꾸준히 걷기와 수중 운동을 통해서 통증 회복을 줄였다. 40대 초반의 남성은 재발이 자주 돼서 재활운동을 시작했다. 물속에서 걷기와 수영을 추천하고 병행하면서 더 회복이 빨리 됐다. 40대 초반의 여성은 허리디스크 탈출증으로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이 있었다. 물속에서 걷기를 병행하면서 재활운동을 하니 회복이 빨리 되었다. 이외에도 많은 허리통증 환자가 회복되었다. 내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물속에서 걷기나 수영을 하는 것은 도움이 된다. 이때 이상적인 자세와 무리하지 않고 시간과 속도를 늘려가며 하는 게 관건이다.
걷기는 팔을 앞뒤로 흔들고 동시에 팔과 반대쪽 다리가 움직인다. 이런 걷기 특성으로 몸통의 중간인 등척추(흉추)의 제 7번과 8번 사이에 비틀림이 생긴다. 걷기를 하는 동안 약한 전단력(같은 면에 좌우로 비트는 힘)과 함께 체중의 약 2.5배 압박 부하가 척추에 가해진다. 등척추가 뻣뻣하거나 팔, 다리 관절에 움직임이 줄어든 경우 허리척추에 부하가 더 갈 수 있다. 걷기 전에는 이상적인 자세를 배우고 팔, 다리, 몸통 관절이 적절하게 움직이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걷기 동안 발을 11자로 하고 발뒤꿈치가 닿고 발바닥 전체가 닿은 후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을 밀고 차듯이 앞으로 나가야 한다. 고개를 숙여서 몸이 구부정해지지 않게 시선을 약 5~10cm 높게 두고 가슴을 펴고 몸통과 다리 관절의 움직임이 적절하게 일어나야 한다. 골반과 척추 관절이 뻣뻣한 경우 허리에 충격이 가면서 문제가 된다. 걷는 동안 팔을 흔들면서 걷는 것은 척추 하중을 최대 10% 감소시킨다고 한다. 팔꿈치를 구부려서 흔드는 것보다 어깨를 이용해 팔 스윙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해야 한다.
걷기는 다리가 저리는 방사통이 심할 때는 피하는 게 좋다. 다른 치료를 통해 증상이 어느 정도 줄면 천천히 걷기 시작해서 늘려 나가야 한다. 허리 척추에는 느리게 걷는 것보다 빠르게 걷는 것이 더 효율성이 높다. 빠르게 걷기는 여러 근육이 동시에 활성화되고 척추 구조물의 부하를 공유하며 줄여준다. 리듬감이 있어 움직임이 더 부드럽고 팔을 흔들게 되기 때문에 에너지 보존으로 척추에 하중을 줄인다. 너무 느리게 걸으면 정적 부하로 인해 더 불편할 수 있다. 몸 상태와 시기에 따라 적절하게 시간과 속도를 늘려나가야 하고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걷기보다 휴식이 필요하다. 매일 무조건 많이 걷는 것은 좋지 않고 이상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걸어야 한다.
60대 중반의 여성은 허리 척추유합술을 했다. 병원에서 퇴원 후 병원에서 배운 운동을 가볍게 했다고 한다. 집에 있기도 답답하고 활동을 위해 걷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움직일 때 통증도 있었지만 걷기가 허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시간을 늘려가며 걸었다. 어느새 매일 2시간 이상씩 걸었다고 한다. 발바닥과 무릎에 무리가 가고 허리통증도 다시 생겨서 재활운동을 위래 찾아오신 것이다. 걷는 동작을 분석하니 발뒤꿈치부터 닿지 않고 발바닥이 동시에 닿았고 골반, 몸통, 어깨, 팔의 움직임이 적었다. 발뒤꿈치부터 닿고 적절한 몸의 움직임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서 허리에 무리가 가고 많이 걸어서 발과 무릎도 탈이 난 것이다. 먼저 이상적인 걷기 자세를 배우고 연습했다. 7천~8천보를 걷되 속도를 높여가면서 컨디션에 따라 하루 정도는 쉬면서 걷기를 권유했다. 척추유합술 후 필요한 재활운동도 병행하며 3개월 후 회복이 돼서 웃으며 문을 나가셨다.
수영과 걷기는 잘하면 약이 되고 부적절하면 독이 된다. 임상 현장에서 수영과 걷기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잘못된 자세로 물속과 지상에 걷거나 허리에 무리가 되는 시기와 수영 방법으로 하기 때문이다. 적절하게 하면 수영과 걷기는 허리통증의 회복과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척추는 움직여야 추간판에 영양 공급이 되면서 자유치유력이 높아지고 좋아진다. 수영과 걷기는 하지 않는 것보다 문제점을 확인하고 몸 상태와 시기에 맞게 시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