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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공무원 자인 Feb 05. 2023

퇴근 후 갓생살기

퇴근 후가 제일 바쁜 요즘 공무원

  나의 전 직장인 세무서와 비교했을 때 행정복지센터 민원팀은 한가한 편이다. 매일 사람 상대하는 것이 힘들긴 해도 민원인이 없는 시간은 오롯이 내 시간으로 쓸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에 뭘 하기보다는 휴식을 취하고 있다. 퇴근 후의 나의 두 번째 하루를 위해서. 퇴근 후에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1. 요가

 나는 주 3회 한 시간씩 요가원에 가서 요가를 한다. 2020년부터 하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2년째 하고 있다. 대학생 때는 학교 센터에서 소도구 필라테스를 했었다. 졸업하고 고향으로 내려오면서 못 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19까지 터져서 거의 10개월 넘게 강제로 운동을 못 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집 근처 요가원을 찾았고 등록과 동시에 수업을 들었다. 요가라는 운동은 처음 해 보았는데 필라테스랑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매트 한 장 깔아 놓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온전히 나의 힘으로 나의 몸무게를 버텨야 했다. 이게 바로 수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공무원 공부를 할 때에도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직장인 이곳 행정복지센터에 다닐 때에도 거의 빠짐없이 가고 있다. 말이 주 3 회지 직장인 입장에서는 거의 매일 가는 수준이다. 그래도 안 하면 너무 서운해서 생리 첫 째날이나 둘 째날 아니면 무조건 간다. 요가 덕분에 체지방은 줄고 근육량은 늘었다. 빈혈도 나아졌다. 스트레스? 말할 것도 없이 요가하면서 다 푼다.


2. 독서

 책은 진짜 나의 인생 친구다. 내 기억 속의 나의 학창 시절은 거의 책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등학생 때도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거의 도서관을 매일 들락거렸다. 혼자 가기 심심해서 친구들도 여럿 데리고 갔다. 대학생이 되어서도 책 읽기는 멈추지 않았다. 딱 2년 책을 읽지 않는 때가 있었는데 고3 때랑 공무원 시험 준비할 때다. 책 분야도 가리지 않고 읽는다. 시, 소설, 수필, 극, 과학, 재테크, 자기 계발 등등 정말 모든 분야의 책은 다 읽고 있다. 주 3권을 목표로 매일 1시간 삼십 분 정도는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을 읽고 독후감을 꼭 쓴다. 실용적인 책을 읽을 때에는 필기하면서 읽기 때문에 안 쓴다. 문학을 읽을 때만 독후감을 쓴다. 그럼 책을 3번 읽는 효과가 나타난다. 처음 읽었을 때 한 번, 줄거리 쓸 때 한 번, 책에 대한 감상을 쓸 때 한 번. 이러면 한 번을 읽어도 그 책 내용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너무 나이가 들어서 앞이 안 보이게 되는 날까지 책을 읽지 않을까 싶다.


3. 글쓰기

 내 명의로 블로그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거의 올리는 글은 독후감인데 독후감 이외에도 여러 분야의 글을 올린다. 일기도 올리고 맛집 다녀온 이야기도 올리고 제품을 사용한 후기도 올린다. 이렇게 올리다 보니 글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더 잘 쓰고 싶고 더 조회수를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요즘은 글쓰기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 글쓰기 향상을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책으로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책에서 나온 방법대로 쓴 글과 내가 쓴 글을 비교해가면서 스스로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언젠가 내가 쓴 글이 책으로 만들어져서 세상에 나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이번엔 브런치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글을 쓰고 있다.


4. 유튜브

 최근에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엔 광고 수익이라도 받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졌다. 편집하는 것이 힘들지만 완성한 영상을 보면 뿌듯하다. 자칫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을 영상에 담을 수 있다. 눈으로 보는 일기 같은 느낌이다.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도 촬영 중인데 딴짓을 못하게 막는 기능도 있다. 시작한 지 정말 얼마 안 되었지만 실버 버튼, 나아가서 골드 버튼을 받는 그때까지 멈추지 않겠다.


 이 세 가지를 하루에 다하지는 않는다. 이걸 퇴근 후에 다 하려면 몸이 최소 3개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할지도 모르지만 일단 내 체력으론 안 된다. 그래서 이 중에 많으면 3개 적으면 2개 정도 한다. 오늘은 4개 다 하는 중. 목요일인데 무리라면 무리를 하고 있다.


 첫 직장을 다닐 땐 퇴근 후에 아무것도 못 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힘들어서. 진짜 힘들어서 못 했다. 책은 읽었지만 그 외의 모든 활동을 못했다. 심지어 운동도 안 했다. 그만 둘 결심을 한 후부터 모든 게 달라졌다. 무언가를 하기 시작했다. 요가도 시작하고 자고 있던 블로그를 깨웠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열심히 살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퇴근 후 아무것도 안 하니까 너무 우울했다. 퇴근 후에도 드는 회사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무언가를 하고 나니 퇴근 후에는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회사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두 번째 직장에 입사했을 때 다짐했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자고. 지금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회사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퇴근 후가 더 바쁘게 느껴질 지경이다. 힘드냐고? 불행하냐고? 아니! 오히려 힘이 나고 행복하다. 내가 생산적인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루는 친구가 퇴근하고 뭐햐나고 물었다. 위의 것을 한다고 하니 "갓생"산다고 했다. 그래, 나 지금 갓생 살고 있다. 요가로 체력을 키웠고 남은 체력으로 자기 계발에 힘쓴다. 나는 퇴근 후가 더 바쁜 공무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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