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허리 디스크가 터졌다.
"딸, 어떡해. 엄마 디스크가 터졌대."
6개월 전이었다. 엄마가 나에게 디스크가 터졌다고 말했던 때가.
평소 엄마는 어디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다. ENFP인 엄마는 쉬는 날에도 집에 있기 보다는 밖으로 나갔다.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퇴근하고 집까지 40분을 씩씩하게 걸어오던 사람이었다. 그랬던 엄마가 어느 순간부터 한쪽 엉덩이와 골반이 아프다고 했다. 서서 일하는 엄마에게 통증은 충격적이었나 보다. 나이 50이 넘도록 한 번도 아프지 않았던 부위가 아파오니 엄마는 아픔보다는 무서워 했다. 일을 하지 못 하게 될까봐.
그래도 엄마는 아프면 바로 병원에 가는 사람이라 수소문 끝에 큰 정형외과에 갔다. 엄마는 허리 디스크가 조금 터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엄청난 양의 약을 복용했지만 엄마는 잘 걷지 못했다. 퇴근 후 40분 씩 걸어다는 것을 포기하고 버스를 타고 다녔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집까지 5분 거리를 엄마는 한 번에 걷지 못했다. 중간 중간에 엉덩이 통증 때문에 쉬어야만 했다. 특히 엄마는 교회를 갈 때 그렇게 서러웠다고 했다. 집에서 교회는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는데 엄마는 한 번에 가지 못했다. 중간 중간에 쉬면서 엄마는 울면서 하나님께 기도 했다고 했다. 제발 낫게 해달라고. 그러면 뭐든 하겠다고.
나는 필라테스와 요가를 오래 했던 사람이라 엄마에게 좋은 스트레칭을 몇 개 알려주었다. 엄마는 그 스트레칭을 정말 눈물 겹도록 열심히 했다. 매일 자기 전에 내 요가 매트와 폼롤러를 가져다가 거실에서 스트레칭을 을 했다. 하지만 내가 알려준 몇 개의 스트레칭과 약 그리고 정형외과에서 놔 준 주사는 엄마의 통증을 줄여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