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당신, 어쩌면 나
시들어가는 당신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용기 내어 표현하고 싶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나는 겁이 많아서 상처받기를 두려워했다.
더 이상의 상처를 늘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당신과 함께하는 그 시간 동안 나는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솔직 해 질 수가 없었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할 때,
사랑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가 두려웠다.
겨우내 뱉은 ‘나도’라는 그 말이 당신에게는 한없이 부족한 사랑 표현이었겠지만
나에게는 무겁고도 힘겹게 용기 내어 뱉은 말이었다.
당신은 그런 내 모습에 상처를 받아 갔고,
나는 당신을 너무나 사랑했지만 더 표현할 수 없었다.
하루 이틀 점점 당신은 시들어갔다.
시들어가는 당신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고,
용기 내어 표현하고 싶었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난 결국 당신을 잃었다.
당신을 잃은 것은 내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난 여전히 겁쟁이다.
당신을 잃은 후에도 나는 상처받기 전에 끝내는 겁쟁이다.
Karolina Grabowska 님의 사진, 출처: Pex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