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나는 외로움에 기대어 홀로 서 있었다.
당신과 처음 만났을 무렵의 나는
누군가를 만나면 언제나 나와 닮은 구석을 찾으려 했다.
나와 닮은 상대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설레며 관심이 생기고, 좋아하며 사랑으로 빠지는 수순을 걸쳤다.
당신을 만났을 때도 나는 그랬다.
당신과 나는 유난히도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래서 당신이 좋아졌고, 사랑했다.
당신과 이별을 할 무렵의 나는
당신에게서 나와 다른 점들을 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들을 하나씩 발견해 나갈 때마다,
나는 힘들었고, 서로에게서 점점 멀어져 갔다.
우리의 종착역은 이별이었다.
당신과 헤어진 후의 나는 많이 변해있었다.
누군가를 만날 때 더 이상 나와 닮은 구석을 찾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나와 다른 점을 찾아가며
‘이 사람과는 안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거울 속의 나는 외로움에 기대어 홀로 서 있었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만나면 나와 다른 구석을 찾는다.
그리고 난 여전히 외롭고, 여전히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