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4일, 다채로운 모습을 간직한 베를린을 떠나서 체코의 심장인 프라하에 도착했다. 3박 4일간, 블타바강 근처에 있는 Hilton Prague에 우리 가족은 머물렀다. 베를린에서 숙소에 머물 때 3층에 머물렀는데, 뷰가 그다지 좋지 않아서, 이번에는 높은 뷰를 요청했다. 7층을 배정받고 갔는데, 힐튼 프라하의 구조는 가운데가 뚫려있는 구조여서 방의 뷰가 호텔 안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외출하는 길에 내려가서 룸 변경 요청을 하니, 힐튼 골드 멤버로는 룸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았지만, 매니저의 재량으로 인해 고맙게도 코너 쪽으로 해서 시내 쪽이 보이는 뷰로 룸을 옮겼다.
베를린과 프라하는 사뭇 달랐다. 사실 프라하의 역사적 배경은 많이 공부하지 않고 갔기 때문에, 주변국가의 관계가 어떤지 잘 알지 못했다. 3일 간 대중교통 무제한 카드를 구입해서 우리가 머무는 곳 근처인 플로렌스 정거장에서 트램을 타고 올드 타운으로 갔다. 올드 타운에서 유명하다는 굴뚝 빵을 사 먹고,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상에 시간을 알려주는 천문시계를 구경했다. 매 정각 종이 울리는데, 사람들이 그 주변을 둘러싸면서 연신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올드 타운 주변은 사람이 너무 많았고, 매우 활발했다.
아이들이 있다 보니 Visitor Center에서 어디가 좋은지 물어보니, CELETNA 길을 알려줬다. 그쪽으로 가니 아이들 구경할 것이나, 볼것들이 좀 있었다. 그리고 Lumia Gallery에서 아이들이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 가족 패키지를 구입해서 들어갔다. 아이들은 역시 뮤지엄을 구경하는 것보다 뭔가 체험하는 것을 좋아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거울 미로, 빛으로 움직이는 것들 등 많은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사우디에 있을 때 일이 많기도 하고, 최종 휴가 승인이 촉박하게 결정되다 보니, 세부 일정에 대해 많이 준비하지 못했다. 프라하도 마찬가지라, 뭘 할지 고민하다가 두 번째 날에는 프라하 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여정이 많이 남았기에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프라하에서의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을 보기 위해 프라하 성을 선택했다.
숙소에서 걸어서, 다시 트램을 타고, 다시 걸어서, 프라하 성 입구에 겨우 도착했다.
프라하 성은 하나의 성이 아니라, 대성당, 현재 체코 대통령 궁, 그리고 여러 부속 건물들로 이뤄져 있는 하나의 자그마한 마을이다. 프라하 성 입장권을 예약하니 하루가 아니라 2일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가이드 투어를 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모바일 가이드를 다운로드하였는데, 조금의 정보는 얻을 수 있었지만, 아무래도 여유 있게 들으면서 이해하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프라하 성은 한번 구경해 볼 만했다. 무엇보다 프라하 성의 입구에서 내려다보는 프라하의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릴 정도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은 카를 4세인 것 같았다. 프라하에 있는 수많은 다리 중에서 카를 교가 단연 유명한 것은 카를 교 양쪽으로 수많은 조각상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작품들이 예술 같다는 거다. 다리에 새겨진 로마숫자를 보면 MCCCLVII, 1357년에 건설된 다리라고 되어있다. 무려 650년의 세월 동안 굳건히 버티고 있었던 까를 교를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만일 프라하 성에 대해, 프라하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으면 보는 것에 대한 깊이가 달랐겠지만, 한편으로는 많이 공부하지 않고 가도, 그냥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시를 탐험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전환되고 삶에서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얻은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