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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니랑 Dec 02. 2024

자작시) 당신의 머리카락

우리 사랑으로

아들 딸 낳고 잘 살아왔는데,

어제 나보다 먼저 당신을 보냈던

장지는 유난히 날이 좋았어.     


홀로 집으로 가는 길

당신이 없는 집에 용기가 없어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한동안 서 있었지.     


냉장고에 먹다 남은 

소주를 마시다가 

함께 덮었던 이불을

뒤척이며 두덜거렸던 것은

당신이 보고 싶은 몸부림이었어.     


다시 아침을 맞이해도

내 곁에는 아무도 없고,

방바박에 떨어진 

당신의 머리카락 하나.     


손 끝에 닿는 

당신의 머리카락 하나가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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