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진주 훈련소에 입소한 지 3주 차를 맞이하고 있구나. 한 집에서 살 때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이 시간이 아들을 더 많이 그립게 한다. 입소하고 한 주씩 지나면서 성숙해진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언제 이렇게 아들이 컸지?" 하고 많이 놀란다. 엄마는 맛있는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거나 아들이 입던 옷이나 신발을 보면 네가 보고 싶어 혼자서 조용히 눈물을 보이곤 한다. 아빠는 엄마한테 또 그런다고 핀잔을 주지만 아빠도 엄마 몰래 아들 방에 들어와 침대에 걸터앉아 눈시울이 붉어진다.
입영식 날 아빠를 힘 껏 안아주고 연병장으로 들어가던 아들이 대견했다. 다른 훈련생들과 경례하는 함성소리를 들으며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나 가슴이 북받쳐 뒤돌아서 많이 울었단다. 2년 전 항암치료 중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항상 손주가 군대 가는 날까지 살고 싶다고 하셨는데 결국 입대하는 걸 보지 못하셨지...
오늘도 이른 아침이면 집 근처 공원으로 나가 아들을 생각하며 안전하게 훈련을 받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한다. 하루에 세 번 밥을 먹기 전이나 잠들기 전에도 어김없이 기도를 한다. 20년 전 유난히도 더웠던 8월의 대구에서 네가 태어났단다. 이틀간 엄마의 산통이 있었지만 산모의 과다출혈과 골반에 태아가 끼었다고 병원에서 급하게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하였지. 아빠는 수술 동의서에 사인을 하고 몇 시간이 지나고 아들이 엄마, 아빠 품으로 왔을 때 기쁨의 눈물을 흘렸단다.
힘들게 세상에 나온 갓난아기가 세월이 지나 대한민국의 멋진 군인이 되는 시간까지 건강하게 자라줘서 아빠는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늘 아빠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 주던 아들
함께 길을 걸으면서 턱이나 계단을 잘 알려주는 아들
아빠 표정을 보면서 아빠의 기분을 걱정해 주던 아들
우리 집에 기둥이고 아빠의 든든한 친구 같은 아들
아들은 아빠에게 소중한 아들이기에 아빠는 아들이 있어 행복하고 든든하다. 장애인으로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생활에도 아들이 있기에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 우리 아들도 늘 감사한 마음으로 훈련소 생활도 즐겁게 보낸다면 이 시간도 금방 지나갈 거라고 믿는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아들이 되기를 바랄게. 아침마다 훈련소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아들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걸 절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들의 영원한 친구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