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나의 무기입니다.

  오늘도 낙타처럼 묵묵히 글을 씁니다. 누구를 위한 글이 아닌 나를 위한 글쓰기입니다. 나를 가만 두지 않고 감정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는 빌런들이 있습니다. 빌런들이 만드는 사소한 일에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도록 깨어있어야 합니다. 사적 고민이 공적 가치를 만듭니다. 글을 쓸 수 있어 생각합니다. 글을 쓰기에 겉과 속이 다르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글을 쓰는 덕분에 학생들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장애가 생겨서 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어떤 아픔으로 오늘을 살아가는지 공감하며 깨닫게 됩니다. 삶을 존중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힘은 내일을 위한 글쓰기입니다.     

  오늘도 내 방 책상 앞에 앉아 나를 설명하고 증명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글을 쓰는 동안은 누구도 나를 방해할 수 없는 자유를 느낍니다. 글쓰기 놀이터에서 실컷 놀다 나가면 다시 평온한 미소를 찾습니다. 글을 쓰며 나를 만나고 다지는 시간을 즐깁니다. 내 주변에 빌런들로 인해 마음이 괴롭고 생각이 복잡하면 글을 씁니다. 글을 쓰며 상처받은 마음을 챙기고 생각을 정리합니다. 그러다 보면 삶을 이해하게 됩니다. 내 삶뿐만 아니라 빌런들의 삶도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잣말로 '그러라고 그래', '그럴 수 있지'라고 합니다.       

  부족과 결핍을 인정하고 성숙한 날을 받아들이기 위해 글을 씁니다. 오늘만 살고 있는 내가 빌런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빌런을 이해할 수도 없는 내가 내 감정을 쫓아다니기만 한다면 숨이 차 쓰러집니다. 글을 쓰며 나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나를 품어주고 해부하면서 새로운 나를 창조합니다. 고요한 밤이 되면 빌런들에게 받은 가슴 아픈 상처를 글로 치유합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여과 없이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치유됩니다. 솔직한 글쓰기는 진실된 삶으로 이끌어 갑니다. 나에게 상처 준 빌런들이 있기에 글감이 생깁니다. 죽도록 쓰고 싶은 욕구까지 만들어 줍니다. 나에게는 글쓰기라는 무기가 있어 이기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