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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이지 않은 것들

by 이만희

과자봉지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오락실 게임기 화면이 보이지 않았다.

텔레비전 드라마 주인공이 보이지 않았다.

책상 위 교과서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등굣길에 버스 번호판이 보이지 않았다.

교문에 학교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친구와 선생님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밤하늘에 별이 보이지 않았다.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보이지 않았다.

들에 핀 꽃들이 보이지 않았다.

푸르른 나뭇잎이 보이지 않았다.

날아가는 새들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제일 먼저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버지의 주름이었다.

어머니의 눈물이었다.

나의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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