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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Nov 04. 2024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의 존재를 읽고

참을 수 없이 가볍지만 어떤 무거움보다도 큰 가치

 이 책은 1930년대 역사적 사실 프라하의 봄을 배경으로 4명의 등장인물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묘사하였다.

책의 주요인물인 토마시는 잘나가는 의사이지만 육체적인 가벼운 사랑만을 찾는 사람이고 그런 토마시 앞에 무거운 인생을 살아온 호텔 바 직원 테레자가 나타나면서 가벼운 관계만을 추구하던 토마시의 가치관을 흔든다. 그러나 계속해서 가벼움만을 추구했던 사람의 인생에 돛을 내리기란 쉽지 않았고, 토마시는 다시 다른 여자들과 관계를 맺으며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사이에 사비나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고 작가는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총 7부로 구성되있는 책에서 모든 등장인물의 사건배열이나 순서들을 뒤죽박죽 석어놓으면서 사비나의 현재시간대를 보여준다. 사비나는 학생일 적 일회적인 관계로 유망한 의사였던 토마시를 만나게 되었고, 시간이 흐른 현재에는 아내가 있는 프란츠란 인물을 만나게 된다. 사비나는 정해진 규범 내에서 자유를 추구하였고, 프란츠는 이미 아내와의 권태로 빠져버린 삶 안에서 안정을 찾고 있는 인물이었다. 프란츠는 자유로운 영혼인 그녀에게 삽시간에 빠져들었고, 아내인 미라클로드를 져버린 채 사비나를 그리워한다.


니체의 영원회귀에 관해서 누구보다도 깊게 고찰했던 작가는 이 삶은 한번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이 마치 죽고 나면 다시 연극을 시작하듯 영원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인생 속 가치관은 소중한 것이고 존중받을 권리는 있다고 생각된다. 작가는 그것을 키치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정의를 하였는데, 키치란 인생 속 본질이고 더 나은 삶을 나아가기 위해 불확실한 존재에 대한 확고부동한 동의를 내리고자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표현을 인용해서 나는 삶이란 가볍다는 결론을 내렸다. 삶을 살면서 인생이 가볍기 때문에 키치와 같은 가치관들로 인해 사람들은 중심을 잡고 안정적으로 항해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기에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자신은 무겁다 또는 가볍다를 판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을수 없이 가볍지만 그 어떤 무거움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채로.


이미 눈치를 챘을테지만 토마시의 연애관은 가벼움을 테레자의 인생관은 무거움을 상징한다. 동시에 둘의 연애관과 가치관에 대한 차이도 이와 유사하다고 이야기한다. 중간중간 작가는 과연 당신에게 있어서 인생이란 가벼운 것인가 무거운 것인가에 대해서 물어본다. 인생을 전개하면서 가벼운 사람을 만나면 상대적으로 본인은 무거운 사람이 되는 것이고, 무거운 사람과 관계를 가지면 본인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는 가볍다. 누구는 무겁다라고 쉽게 판단내릴 수 없도록 하고 누구의 사랑이 더 커졌었는가에 대해서도 작가는 명확한 해답을 내려주지 않는다. 이 책은 행복하려면 이렇게 살아야한다라는 길잡이 같은 책이라기보다는 삶의 본질과 어려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는 권유가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의 결말과는 상관없이 비극과 희극이란 어떤 차이가 있었던 것인지도 흐릿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비극이 더 무거운 것이고, 희극이 가벼운 것일까? 아니면 비극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희극이 가벼운 것일까?


358p.

"안개 속을 헤치고 두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때와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 느꼈다. 이 슬픔이란 우리는 마지막 역에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는 함께 있다라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은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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