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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말 많다 Apr 27. 2022

연인이 보면 헤어진다는 전설의 영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리뷰

선임의 추천으로 영화를 하나 소개받게 되었다. 그 제목은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개봉 날짜: 2021.07.14

장르: 멜로/로맨스

국가: 일본

출연: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감독: 도이 노부히로


줄거리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대학생 '무기'와 '카누'는 첫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다 서로의 관심사가 모두 닮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수줍은 고백과 함께 그들의 연애가 시작된다. 모든 게 닮아있던 두 남녀는 어느새 사회에 뛰어들 준비를 해야 했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과 진정한 현실 속 사랑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시간이 멈춘 듯

영화의 첫 느낌은 마치 한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었다. 처음 '무기'와 카누'가 만나는 장면부터 사랑을 하기까지 마치 판타지 같이 쏙 빼닮은 두 남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시도 때도 없이 독백하며 자신을 설명한다.

 사랑으로 뭉친 둘은 사회와 직면하고 결코 현실은 판타지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점점 현실의 건조함에 메말라가는 둘은 어느새부턴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마저도 말라있는  알아채, 외면하려 했지만 마주해야만 하는 이별의 문턱까지 다가간다.

 과정에서  남녀 주인공은 끊임없이 독백을 한다.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내는 남녀는 이전 일본 영화들에서처럼 자꾸만 사물에 자신을 은유하고 비유하는 거창한 말들은 하지 않는다. 그저 사건들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해낸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는 "신호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버튼식 신호등이었다."였다.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서 환상처럼 시간이 멈춘 듯 신호는 바뀌지 않았고, 온 세상을 자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을 이 짧은 대사 한마디로 표현하였다.

그 뒤에 둘 사이가 식어가는 장면은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하루가 많아졌다"라는 대사를 통해서 흘러야만 하는 현실의 시간을 느끼게 하는 두 남녀를 보여준다. ​


#사랑은 꽃다발

이렇듯 다른 비유 없이 사랑을 표현해내는 영화에 예외 또한 존재하였는데, 바로 꽃다발이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라는 제목처럼 꽃다발을 처음 받았을 때는 어쩔  모를 만큼 벅차오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말라가고 어느 순간부터는 잊힌  먼지로 변해가고  꽃다발을 보며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다.​


꽃다발을 보면 관련된 기억들이 모두 생각나는 것도, 노력과 정성이 깃들어있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버리는 것 모두 사랑이고 꽃다발이었다. ​


#일본 멜로 영화들과의 차이점

지금까지 많은 일본 멜로 영화를 봐왔고 후기도 적어왔지만 이 영화만큼 울림 있는 영화는 찾기 힘들었다.

 이유라면  남녀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대사들과 감성으로 오글거리고 B 급스러움 없이 잔잔히 남녀 둘의 입장에서 어느 주인공에게 치우치지도 않고 공감을 이끌어간다. 일본의 현실만이 아닌 우리들의 진지하지만 씁쓸한 이면을 보여준다는 점이 다른 일본 영화들과 차별된 점이.

 영화가 기존의 영화와 다른 점은  가지  있는데, 기존 일본 영화들은 항상 해피엔딩이거나 남녀 주인공   명이 시한부 판정을 받는 희한한  전개로 몰입감을 깨는  단점이었다면 내가   영화는 결코 해피엔딩이 아닌 현실을 담담히 보여준다.


그렇다고 사랑에 실패하는 남녀만 보여주는  아닌 결혼까지 골인하는 장면도 함께 보여줌으로써  남녀가 사랑의 결실을 맺지 못한 마지막 열쇠를 보여준다.  열쇠는 바로 그들은 결코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로를 사랑했지만 항상 현실이라는 거울 앞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벌거벗은 것처럼 자꾸만 움츠러들었다. 노동과 사회적 위치 그리고 재산 등등 많은 잣대들 앞에 서야 했고 현실을 등지려는 주변 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그저 두 남녀에게 해당되었던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한다.


특히 남자 주인공 '무기' 노동자계급의 관점에서 자신을 점점 멀리하는데 그런 그는 '카누'에게조차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익숙함이 생겼고, 익숙함은 오래되어 소중함을 잃었고, 미안함이 커져 부담이 되었고,  결과는  봐도 뻔했다. ​


자기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고 조금만 더 서로의 눈을 바라봤더라면 이 영화의 결말을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노력

사랑에 치중하면 현실에 치이고, 현실에 지중하면 감정을 잃었다.
매일 시들지만 관리하고 가꾸어야 하는 꽃다발처럼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꽃다발뿐만이 아니었다.

판타지로 시작해서 다큐멘터리로 끝나는 사랑의 경로를 따라가는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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