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영Jen Apr 13. 2023

퇴사 후 기분 (퇴사 1개월차)

3월부로 퇴사를 했다. 퇴사하면 1. 마냥 기쁘기만 하거나 반대로 2. 불안하고 힘들기만 하거나 둘 중 하나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다. 퇴사를 마음먹고 내내 이별 예행연습을 해서 그런가, 뭐 정작 이별을 하고 나니 아무런 느낌이 없고, 오히려 앞으로 내가 할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신기한 것이, 퇴사를 결정한 이후에 감정에 굴곡이 있었다. 퇴사를 결정하고는 속이 시원했다. 당장 이 끔찍한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다. 퇴사를 회사에 말하고 나서는 슬펐다. 팀 리더에게 퇴사를 말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첫 직장이었는데,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인데 끝이라니, 헤어진다는 게 슬펐다. 그 뒤 2주간은 불안하고 두려웠다. 내가 한 선택이 맞는 걸까? 과연 내가 옳은 선택을 한 것일까? 끊임없이 질문들이 내 머리 속에서 메아리쳤다. 하지만 퇴사를 하고 자유로워진 나는, 머리가 맑아진 느낌이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하며 내 인생 새로운 챕터에 대한 설렘과 기쁨은 내 마음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문득 문득 두려움이 엄습했던 건 사실이다. 퇴사 일자를 정하고 연차를 소진하는 기간에도 고민했다. “다시 돌아가야 하나? 내가 과연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깜냥이 될까?” 어떤 결정이든 후회는 남는다. "이래도 후회, 저래도 후회할 것 같으면 해보고 후회하자"가 나의 인생 신조가 아니었던가. 이미 꽤 오랜 시간을 고민하느라 시간을 허비했고, 내 나이 30되기 1년 전, 새로운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신입 시절이 떠오른다. 내겐 회사는 그저 그런 일터 그 이상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펼쳐 보이고, 열심히 일해서 다양한 성과를 내보이면 그에 걸맞은 보상이 주어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하고, 즐겁게 일할 날만 남아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웬걸, 회사는 나를 여러 번 실망하게 했고, 결국 퇴사까지 하게 되었다.그렇다고 회사에 악감정은 없다. 그저 오랜 연인을 떠나 보내듯 마음이 아프지만 홀가분할 뿐.

keyword
작가의 이전글 퇴사가 하고 싶다! 대기업 공채가 퇴사를 결정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